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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③] 터보 김정남 "난 '무도' 최대 수혜자…인생 전환점 그 이상"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8-01-16 09:09 송고 | 2018-01-16 11:04 최종수정
2018.1.15. 서울 뉴스1 본사. MBN 드라마 '연남동 539' 터보 김정남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8.1.15. 서울 뉴스1 본사. MBN 드라마 '연남동 539' 터보 김정남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지난 2014년 12월,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감정이 벅차오른다. 그룹 터보 김정남은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 무대 영상을 지금도 틈만 나면 감상한다. 그는 그 당시를 두고 "인생의 전환점 그 이상"이라고 고백했다. 실제로 '토토가' 그 이후, 김정남은 18년 만에 김종국, 마이키와 3인조 터보를 재결성했고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늘 우울증과 함께였던 삶이 완전히 변화됐다. 삶의 목표가 생겼고, 자신을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팬들도 생겼다. 

김정남은 지난 15일 뉴스1과 '무한도전'의 '토토가' 방송 이후 오랜만에 인터뷰를 가졌다. 터보 재결성 이후 인터뷰로는 처음이었다. 그는 '토토가' 당시를 회상하며 "'토토가'의 최대 수혜자"라고 고백했고, 현재의 자신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돌이키며 진심으로 감사하고 감격스러워 했다. 뒤늦게 무대로 돌아온 만큼, 성공을 바라기 보다 그저 무대를 즐기며 터보로서 활동하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다. "나를 통해 터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그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2018.1.15. 서울 뉴스1 본사. MBN 드라마 '연남동 539' 터보 김정남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8.1.15. 서울 뉴스1 본사. MBN 드라마 '연남동 539' 터보 김정남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Q. 1990년대 추억 소환은 '무한도전-토토가'의 기획이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추억을 소환하는 예능이 더 많이 생겨나고, 터보도 재결성됐다. '무한도전-토토가'가 개인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나.
A. 많은 분들이 '토토가'에서 가장 수혜를 많이 본 사람이 저라고 하더라. 저한테는 인생의 전환점 그 이상이다. 만약 '토토가'가 없었으면 삶 자체가 달라지지 않았을 거다. '토토가' 출연 이전에 종국이와 사업 문제로 연락하곤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종국이의 삶을 보고 제 삶을 변화시킬 기회도 없었을 거다. '무한도전' 출연은 평생에 생각해본 적도 없고 기대해본 적도 없다. 그때 당시 종국이가 '무한도전'에서 춤추고 노래하면 된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는데 프로그램 자체 파급력이 어마어마했다. '토토가'는 18년간 사라졌던 시간을 연결해준 것 같다. 요즘도 그 영상을 본다. 10년 후에도 볼 것 같다.

Q. '토토가'로 인해 삶 자체가 변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정말 남다른 것 같다.
A. 터보와 김정남이라는 이름을 다시 알릴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하지만 저를 걱정했던 주변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터보를 좋아해준 팬들도 다 울었다고 하더라. '토토가' 출연 이후에 식당에 가면 '추억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울었다'고 하면서 먹을 것도 그냥 주셨다. (웃음) 저 역시도 그런 반응을 들으니 너무 행복했다. 그런 기획을 해준 MBC도 감사하고 김태호 PD에게도 감사하다. 또 그 당시 함께 출연해준 모든 가수 분들도 감사하다. 모두 함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났다.

Q. 당시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만약 터보를 재결성하지 않았다면 김정남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A. 터보가 아닌 저를 상상할 수가 없다. 이전에는 삶의 목표도 없었다. 그때의 나를 지탱했던 건 나를 걱정했던 부모와 누나 덕이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나쁜 생각을 했을 거다. 그러니 얼만큼 내가 터보와 '토토가'에 고마운 마음을 갖겠나. 조울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 별별 병명을 다 달고 다녔다. 어머니는 내가 말을 한 마디도 안 하니까 실어증에 걸린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 그때는 하고 싶은 말도 없었으니 말을 하지 않았다. 

Q. 오랜 시간 무대를 떠나 있다가 무대 위에 다시 서게 됐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을 것 같다. 무대에 서게 되면서 가수로서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는지.
A. 첫 번째 목표는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10년 뒤에 이 무대를 다시 봐도 창피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했다. 비록 현재는 2~3주면 차트에서 음악이 사라진다고들 하지만, 그 후에 다시 들어도 창피하진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터보 활동 당시 시간을 지나온 저로서는 이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겠나. 두 번째 목표는 앞으로 누가 뭐래도 터보로 있고 싶다는 목표다. 예능도 하고 연기도 하지만 스스로 가장 행복할 때는 터보로 있을 때고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터보라는 옷을 입고 있을 때이지 않나 싶다. 

Q. 점점 댄스 가수, 아이돌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터보의 재결성은 그런 점에서 많은 후배들에게 희망이 되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A. 솔직히 후배들에게 뭔가 말해줄 수 있는 자격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아이돌의 생명력이 짧고 음악 결과물이 차트에 더 진입하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러니 저는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 종국이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은 것 뿐이기 때문에 그런 말은 종국이가 해줘야 할 것 같다. 다만 모두가 그 자체로 재능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로서 음악과 무대를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작은 자리이든 큰 자리이든 즐겼으면 좋겠고 팬이 얼마 안 되더라도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것 그 자체만로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Q.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A. 지금 가장 중요한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는 건 예능과 드라마, 영화도 아니고 터보다. 앞으로 드라마를 하든, 연기를 하든, 다른 무언가를 하든 김정남이라는 이름의 인지도가 더 올라가더라도 터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좋겠다. 지금 종국이가 그렇게 하고 있다. 자기 인기를 모두 터보에 주고 있지 않나. 그 덕에 저도 사랑받고 있으니 앞으로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그 가치를 더 높이고 싶다.

Q. 지난해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결혼을 가장 늦게 할 것 같은 멤버로 꼽혔다. 결혼 계획은 없나. 
A. 사실 결혼이라는 생각을 안 해봤다. 결혼을 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 못 만난 것인지, 아직 철이 안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결혼 계획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부부인 지인들을 보면 한없이 부러워지기도 하지만 겁이 나기도 한다. 지금의 행복이 깨질까봐 두렵기도 하더라. '연남동 539'의 카사노바 캐릭터처럼 연애도 많이 하는 등 차라리 뻔뻔해졌으면 좋겠지만 뻔뻔하게 살지 못하겠더라. 연애는 많이 해보고 싶다. (웃음)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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