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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 경질·경찰 압수수색… 충북소방 ‘침통’

제천 화재 참사로 인사조치 나흘만에 전방위 수사
“직원 사기 땅바닥까지”… 추가 입건 등 촉각

(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 2018-01-15 13:57 송고 | 2018-01-15 14:05 최종수정

경찰이 15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 충북도소방종합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박태성 기자
경찰이 15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 충북도소방종합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박태성 기자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해 충북소방본부장이 취임 70여일 만에 교체된데 이어 15일 경찰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충북소방본부가 침통한 분위기다.

'노블휘트니스스파화재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부터 충북도소방본부와 119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도소방본부가 있는 충북도청 상설감사장에서 화재 대응 장비 현황, 제천 화재 시 초기 대응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은 뒤 4시간 만에 압수수색을 종료했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1992년 4월 광역자치 소방체제로 본부가 출범한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제천소방서 역시 1979년 8월 개서 이후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119종합상황실은 지난 2016년 5월 상황실 근무자와 사설구급업체 간 ‘사망자 정보 뒷거래 의혹’ 수사로 인한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른 아침부터 경찰의 자료 제출 요구로 분주했던 소방본부 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경찰이 15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 충북도소방본부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경찰이 15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 충북도소방본부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지난해 11월 1일자로 취임했던 이일 전 소방본부장이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한 지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나흘 만에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아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했다.

중징계 요구를 받은 제천소방서장과 119종합상황실장도 15일자로 직위해제 됐다.

그 자리에 김상현 증평소방서장과 장창훈 광역119특수구조단장이 각각 전보 발령을 받았다.

지난 12일 발령 받은 권대윤 신임 충북도소방본부장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경찰로부터 영장 제시를 받고 압수수색에 동의한 뒤 곧바로 제천으로 떠났다.

남은 직원들은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면서도 허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직원은 “본부장이 교체되자마자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받게 돼 당혹스럽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땅바닥까지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다”면서도 “그래도 현장 직원들은 최선을 다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충북도소방본부 직원들은 향후 이어질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미 이번 참사로 소방본부장이 직위해제 됐고, 전 제천소방서장 등 3명의 중징계 요구가 내려진 상황에서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향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휘관들에 이어 실무 직원들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경우 충북소방본부 직원들의 사기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직원은 “지금으로서는 어느 선까지 처벌을 받게 될지 모르겠다”며 “경찰 수사 이후에는 자체 징계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 노블휘트니스스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소방청 합동조사단은 지난 11일 “신속한 초동 대응과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입과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며 이일 전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제천소방서장 등 3명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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