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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통? 거지소굴?…트럼프 쉿홀(shithole) 번역 '가지가지'

전 세계 언론, 번역 '고심'…은유까지 동원
韓中日 보수적…벨기에는 현지 속어 '고환' 사용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8-01-14 10:45 송고 | 2018-01-14 10:46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이티 등 일부 국가를 가리켜 사용한 '쉿홀'(shithole)이라는 단어를 두고 전 세계 언론들이 번역을 고심했다고 AF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뱉은 단어를 지칭하기 위해 각국 언어 별로 매우 다양한 단어를 가져다 썼다.

논란의 단어는 대변을 의미하는 '쉿'(shit)과 구멍을 의미하는 '홀'(hole)이 합쳐진 것으로, 동물의 분뇨에 가까울 정도로 더럽거나 저급한 장소를 가리킨다.

말 그대로 번역하자면 '똥 구멍(통)'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자국 언어로 어떻게 표현할지는 전적으로 각국 언론들의 몫이었다.

몇몇은 직설적이고 노골적이었지만, 몇몇은 우회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트럼프 말실수를 거론했다고 AFP는 전했다.
일본 언론은 독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은 단어를 골랐다.

NHK방송은 '아주 더러운 나라들', 지지통신은 '변소 같은 나라들', 영국 BBC방송의 일본어판 기사는 '분뇨 구덩이'를 사용했다.

한국 언론들은 '거지 소굴'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AFP는 "더욱 정확한 번역은 '똥통'일 것"이라는 지적이 소셜미디어에서 번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인민일보는 '불쾌한 국가들'이라고 적었다. 신화통신은 수위를 조금 높여 '오물통'이라 전했다.

AFP는 가장 우회적인 번역을 한 국가로 대만을 꼽았다. 대만의 CNA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새들이 알을 낳지 않는 국가들'이라고 옮겨 적었다.

세르비아 매체들은 자연 세계에 빗대는 방식을 차용했다. '늑대들이 짝짓기하지 않는 장소'라는 관용적 표현을 쓴 것이다.

네덜란드는 '쉿홀'이라는 원문을 그대로 썼다. 필리핀 현지 매체인 필리핀 스타도 쉿홀이라는 단어를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헤드라인에 내걸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구멍'이라는 의미가 부각되기도 했다. 그리스 언론들은 바닥에 구멍을 파서 만든 변소를 가리키는 단어를 택했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똥구멍 나라들'로 번역했다. 오스트리아 언론도 '쓰레기 구덩이'로 보도했다.

반면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언론은 보도에 있어서 '구멍'이라는 의미를 제외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똥 같은 나라들', '쓰레기 나라들'이라는 문구가 대세였다.

노골적인 표현은 벨기에의 플라망어 매체에서 나왔다. 이들은 현지에서 즐겨 사용되는 속어인 '고환'을 사용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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