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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공론화 총대 멘 법무부, 여론 떠본 정부 규제 수위는

"거래소 폐쇄" vs "과세 검토"…입법 과정서 수정 불가피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8-01-13 07:0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암호화폐(가상화폐) 규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문재인 내각에서는 암호화폐를 '도박·투기'로 보고 이를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관련 부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선 4차산업의 하나로 봐서 육성해야한다는 반론도 있다.

공론화에 불을 지핀 것은 법무부다. 청와대의 조율로 한발 물러서 호흡을 고르고 있지만 정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암호화폐 거래를 규제해야 한다는 기조에 변화는 없다.

다만 부처 간 조율 과정에서 거래소 폐쇄 같은 강경책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암호화폐 대응TF를 급히 꾸린 청와대가 이르면 오는 14일께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무부·금융위 "암호화폐는 도박, 폐쇄해야"

법무부는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TF)에서 특별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호화폐=투기·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한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를 대대적으로 규제하고 거래소 폐쇄까지 담은 초안을 마련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 11일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금지 법안을 준비중"이라며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가지 범죄적 요소가 있는 거래 양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추정되는 것이 많이 있다"며 "특별법이 마련이 되기 전이라도 검·경과 금융위 등이 합동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력한 사전단속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도 암호화폐 규제에 적극적이다. 실물통화를 근간으로 한 금융·경제활동을 감시해온 금융위로선 가상화폐 확산에 따른 영향력 감소가 달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박 장관의 발표 이후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와 관련한 박 장관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나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각 부처의 논의와 조율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이 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법무부는 곧바로 "지난해 12월28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부는 모든 가능한 수단을 열어 놓고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을 준비해왔다"고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김동연 부총리 "과세 시나리오 검토중"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강경 발언이 의도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암호화폐를 마냥 두고볼 수 없는 정부로선 법제정을 미룰 수 없지만,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수밖에 없는 만큼 사회 공론화의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박 장관 발언을 계기로 논란이 뜨거워지자 정치권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 규제가 아니라 범죄로 단죄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이어 여당의 박영선 의원도 "거래소 폐쇄는 옳지 않다"고 가세했다.

정부 내에선 암호화폐에 강경 매파인 법무부·금융위에 온건파 기재부가 맞서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12일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얘기를 했는데 TF(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에서 논의하고 있는 법무부의 안(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TF에서 어떻게 보면 비이성적으로 볼 수 있는 투기 과열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합리적인 수준의 규제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를 완전히 틀어막아야 된다고 보는 법무부와 달리 '합리적 규제'를 언급하며 결을 달리한 셈이다.

특히 김 부총리는 "만약 과세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될 경우 어떻게 할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암호화폐를 양지로 끌어올려 과세하는 방안을 여전히 저울질하며 법무부와 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지금까지의 강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마련한 특별법의 빠른 통과를 위해선 의원입법 형식이 유력하지만 정부입법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의원입법이든 정부입법이든 법무부안이 조정·변형돼 향후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법무부는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방향의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14일로 예정된 현안점검회의에서 암호화폐에 관한 당·정 논의 등을 살펴 의견을 취합한 뒤 정부 방침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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