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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평창 이후'가 걱정이다…예측 불가"

WP·글로브앤드메일 칼럼…대화국면에 긴장 '소강'
핵개발 의지 굽히지 않아 '위기' 재연 가능성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8-01-12 16:32 송고 | 2018-01-12 18:02 최종수정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노동신문) 2018.1.2/뉴스1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노동신문) 2018.1.2/뉴스1

북한의 내달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을 계기로 모처럼 한반도에 드리웠던 군사적 긴장감이 소강 국면을 맞긴 했지만, 그 효과가 올림픽 이후로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나 남북한 간의 대화 문제와는 별개로 여전히 '자위적 수단'으로서의 핵·미사일 개발은 지속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올림픽 뒤엔 다시 한반도가 '위기'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전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11일(현지시간)자 기명칼럼에서 "북한이 한 달 넘게 (미사일 등) 무기 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한국과 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평화 행진'의 문제점은 실제론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게 없다는 것"이라며 최근 한반도 상황을 '깨지기 쉬운 데탕트(fragile detente)'로 표현했다.

이그네이셔스는 "일단 (올림픽) 대회가 끝나면 전과 똑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군사훈련을 재개하면 북한도 다시 핵·미사일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한·미 양국 정부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등을 평창 올림픽(2월 9~25일)과 이어지는 패럴림픽(3월 9~18일) 기간 뒤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상황.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이들 훈련을 '북침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완전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이그네이셔스는 "미 정부 관계자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긴 했지만 몇 달 뒤엔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며 "(평창올림픽) 다음 단계로는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가 이상적이나 아직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칼럼에서 자신이 만난 미 국무부 관계자는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북한과의 대면 회담(face-to-face meeting)이 시작되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으나,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브라이언 훅 정책기획관)는 게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이 작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 AFP=뉴스1
북한이 작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 AFP=뉴스1

마리우스 그리니우스 전 주한 캐나다 대사(주북한 대사 겸임)도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 기고문을 통해 "평창올림픽 이후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며 "북한이 미국, 어쩌면 캐나다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핵 능력 확보 노력을 늦출 것이란 징후는 전혀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9일 발표된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에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가기로 했다"는 문구가 포함된 사실에 주목, "북한은 미국은 물론, 심지어 중국까지도 남북한 문제에 개입하길 원치 않는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남북한 문제를 (민족) 내부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니우스도 이번 고위급 회담 합의에 따라 남북한의 군사당국 회담이 시작될 경우 "북한은 한·미 간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의 영구 중단 요구할 것"이라며 "(대북) 제재 완화와 인도적 지원 확대, 경제협력 재개 등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림픽 이후에도) 남북대화가 유지된다면 오해와 군사적 오판 가능성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이 '정권의 생존을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건 계속 도전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미국 등 6·25전쟁 참전국을 중심으로 한16개 나라 외교장관들은 오는 15~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

그리니우스는 이번 회의 개최와 관련, 북한 문제의 외교적·평화적 해법을 마련하려면 "남북한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그네이셔스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한 간의 대화·회담 성사를 자신의 공로라고 '자화자찬'했던 것과 달리, 최근 일련의 상황이 "러시아·중국이 작년부터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동시 중단)' 해법과 많이 닮아 있다"면서 이번 밴쿠버 회의가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것을 막지 못한 미국 등의 실패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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