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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유로 롱 포지션과 ECB의 딜레마”

(로이터=뉴스1) | 2018-01-08 23:26 송고 | 2018-01-08 23:36 최종수정
*다음은 로이터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의 8일자 칼럼이다.

헤지펀드들이 사상최대 규모의 유로 롱(매수) 포지션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FTC)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적 플레이어들의 유로 순(net) 매수 포지션은 3만5000계약 증가한 12만7868계약을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93억달러에 달하는 유로 강세 베팅이다.

이러한 유로 순 매수 포지션은 지난 2007년 5월의 11만9538계약을 뛰어넘는 사상최대 규모다.

 
 
이들의 강세 베팅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유로존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다. 지난해 유로존의 성장세는 미국 성장세를 추월했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연준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ECB(유럽중앙은행)도 가세했다.

경제 펀더멘털 개선과 투기적 유로 매수 베팅이 어우러져 지난주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2089달러까지 올랐다. 9월 고점(1.2092달러)의 목전까지 다가선 것이다.

이 물살을 타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로 전망치를 상향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FX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올 연말 유로-달러 전망치를 1.30달로 상향했다. 유로존으로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기반했다.

다만, 투기적 유로 롱 포지션이 이렇게 확대된 상황에서 다음 질문은 `과연 유로의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8일 유로-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내리며 1.20달러 선을 하회하고 있다. 최근 유로 달러 흐름은 새로운 호재(순풍) 없이는 상당기간 이 레벨 위를 머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것이 연준과 ECB 통화정책의 상대적 경로에 달려 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 동시에 ECB가 과연 언제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한다. 유로존의 성장세가 양호하고, 유가(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요소)가 3년래 최고 수준에 달한 상황이라 특히 그렇게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유로 강세를 보면서, 쌓여 가는 투기적 유로 롱 포지션을 보면서, ECB의 딜레마도 커질 듯 하다. 유로 강세 때문에, ECB의 정책 이사들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해 재고를 거듭할 것 같다.

더구나 지난달(12월)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1.4%에 머물러 ECB의 정책 목표(중장기적으로 2%를 소폭 하회하는 선)에 여전히 많이 못미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1년간 14%나 절상된 유로 가치는 유가상승과 경기 확장에 따른 물가 압력을 억누르는데 일조할 것이다.

지난 2007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5월까지 투기적 플레이어들은 유로 순 매수 포지션을 한껏 늘린 뒤 그들의 포지션을 되감았다. 그리고 거의 1년간 유로 순 매도(숏) 포지션으로 돌아선 채로 있었다.

다만 당시 유로-달러 환율이 이들의 포지션 변화와 일치하진 않았다. 유로 순 매수 포지션이 정점에 달했던 2007년 5월, 유로-달러 환율은 1.35달러를 기록한 뒤 이듬해 4월에는 1.60달러까지 올랐었다.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패턴이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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