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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역풍…고졸 이하 취업대란 우려

고졸신입 58% 연봉 2천만원 미만…中企 "인건비 부담에 채용계획 없다"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18-01-08 06:40 송고 | 2018-01-08 10:14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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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논란이 되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저학력자 취업난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들이 선호했던 고졸 이하 저학력자들의 연봉 수준이 부담스러울 만큼 높아져 신입직원 채용을 단념하고 있어서다.

고졸 이하 중소기업 신입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연봉 2000만원도 안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주 입장에선 그간 이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덜 했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4000개 기업 표본 조사(2016년 말 기준)를 토대로 작성한 '2017년 중소기업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중 57.3%가 신입직원 채용 때 가장 선호하는 학력으로 '고졸 이하'를 꼽았다. 전문대졸과 대졸 선호비율은 각각 25.9%, 16.5%에 머물렀다. 대학원졸(석·박사) 선호 비율은 0.3%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의 고졸 이하 선호 비율이 61.2%로 가장 높았다. 제조업과 건설업 선호 비율은 각각 52.7%, 43.1%였다. 중소기업계에선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선 저학력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고졸 이하 신입직원 가운데 연봉 2000만원 미만 비율은 57.8%에 달했다. 연봉 15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 비율은 51.2%였고, 1500만원 미만은 6.6%였다. 2000만원 이상~40000만원 미만 비율은 42.8였다. 4000만원 이상 비율은 '0%'다.

전문대졸의 경우 연봉 2000만원이상 비율이 64,4%였다. 고졸 이하 42.2%보다 22.2%포인트 높은 것이다. 연봉 2000만원 이상 받은 대졸과 대학원졸 비율은 각각 80%, 74.9%였다. 보고서는 "신입직원뿐 아니라 경력직원 연봉도 학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저 임금 인상을 놓고 반응이 엇갈린다. 구직자 사이에선 올해 최저임금이 작년보다 16.4% 인상돼 고졸 신입직원의 연봉이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 40시간 근무를 가정하고 올해 최저임금 7530원(시급)을 적용하면 최저 연봉은 약 1890만원이다. 연장근로· 휴일근로 수당에 유급 휴가비, 상여금 등을 포함하면 고졸 신입직원들도 연간 급여로 2000만원이상을 받기가 지금보다 수월해지는 셈이다.

그러나 상당수 중소기업 경영인은 채용 자체가 어렵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2018 중소기업 경기전망·경제환경 전망조사'를 조사한 결과 81.9%가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직원 채용 대신 자동화 기기를 들여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수윤활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표 구모(75)씨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수억원의 비용 부담을 각오하고 로봇 같은 자동화기기 도입을 준비 중"이라며 "자동화 기기가 설치되면 기존 저임금의 근로자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신규 채용 때 인성과 장기 근속 가능 여부를 중시하는 것으로 실태조사 결과 나타났다. 인성을 중시한다는 답변 비율은 43.4%, 장기근속 가능여부를 본다는 비율은 36.7%였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이 늘고 있다는 중소기업계 일각의 분석과 달리 아직 한국인 고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은 13.7%에 불과했다. 이들을 고용하는 이유로 '한국인 근로자 구인이 곤란해서(어려워서)'라고 답한 비율이 10.2%로 가장 높았다.


m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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