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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일반고 동시선발…평등권·교육기본권 등 헌법 위배"

자사고, 이석연 전 법제처장까지 초청해 자문 구해
위헌 가능성↑…헌법소원·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추진"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7-12-23 07:00 송고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페이시스에서 ‘이념편향적인 하향 평등주의 교육으론 나라의 미래 없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17.12.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교육부에 맞서 해당 학교측의 법적 대응이 본격화 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과 이명박정부 초대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는 22일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입시를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법제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스페이시스에서 열린 '헌법과 교육, 그 길을 묻다' 특강에서 "자사고나 외고·국제고를 고사시킬 수 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은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 교육기본권 등에 위배된다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8대 법제처장, 헌법포럼 대표 등을 지낸 법학자이자 헌법학자다.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장도 역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서울의 대표변호사다.

이날 특강은 정부가 추진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반발한 자사고 측이 전문가를 초청해 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에 대응할 법률 자문을 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사고연합회·바른사회시민회의·미래교육자유포럼 등이 주최했다. 서울지역 자사고 교장단과 학부모 10여 명이 참석했고 대구교육감 출마가 유력한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장관 등 교육계 인사들도 자리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정부가 추진하는 개정령안에서 강조하는 평등이 상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우수학생을 선점해 고교서열화를 조장하는 등 불평등을 이유로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 처장은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은 각인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기회를 주는 상대적 평등"이라며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개정안은 각인의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화하려는 절대적 평등이기 때문에 헌법적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있으면 큰 나무를 잘라내 작은 나무에 맞출 게 아니라 작은 나무를 잘 가꿔 큰 나무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하향 평등주의가 아니라 상향 평등주의가 더 가치 있는 평등"이라고 말했다.

교육적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전 처장은 "절대적 평등은 전반적인 퇴행을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헌법적 가치뿐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편향된 평등주의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기존 자사고·외고·국제고와 함께 전기모집 고교로 분류됐던 영재학교(영재고)나 과학고 등의 입시시기는 조정하지 않았는데 이게 평등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면서 "이번 개정안은 헌법의 평등권을 자신들의 신념과 맞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페이시스에서 ‘이념편향적인 하향 평등주의 교육으론 나라의 미래 없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17.12.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교육기본권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헌법 제31조를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전문을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전 처장은 "헌법 제31조가 말하는 것은 각인이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바꿔 말하면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학교도 그런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교육적 가치를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조치가 졸렬하다는 다소 격한 표현도 썼다. 이 전 처장은 "정부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고 등 학교와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일원화한다는 것, 그리고 자사고 등 학교에 지원할 때 일반고를 지원할 수 없게끔 이중지원도 금지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사고를 고사시킬 수 있는 이런 조항은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을 어쩔 수 없이 꺼리게 만드는 상당히 졸렬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법률 자문도 했다. 이 전 처장은 "법학자로서 의견을 제시한다면 이번 개정안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본다"며 "만약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된다면 이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이를 토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강조되는 지나친 업적주의가 교육을 흔들고 학교현장과 구성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현 정부는 지난 정권이 줄곧 추진해왔던 교육정책을 부정하려만 하지말고 헌법적 가치에 입각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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