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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알쉬미스트’ 원지연·이주호, 진화하는 ‘K-유스컬처’

(서울=뉴스1) 강고은 에디터 | 2017-12-22 12:00 송고
'알쉬미스트' 이주호 디자이너(왼쪽)와 원지연 디자이너 © News1
'알쉬미스트' 이주호 디자이너(왼쪽)와 원지연 디자이너 © News1

최근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고 밝혀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젊음을 나타내는 ‘Youth’와 지진을 뜻하는 ‘Earthquake’ 합성어인 유스퀘이크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 청춘들의 행동력과 그들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으로 인해 생긴 시대적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 한국 패션계에 ‘유스퀘이크’를 일으키고 있는 디자이너 2명이 있다. ‘알쉬미스트(R.SHEMISTE)’의 원지연 디자이너와 이주호 디자이너가 그 주인공.
실제로 알쉬미스트는 매 시즌 컬렉션마다 과감하고, 쿨한 스트리트 룩을 선보이면서도 그들이 선택한 콘셉트는 묵직하고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컬렉션에서도 성 소수자의 인권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다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목소리와 그들의 이야기를 패션으로 풀어가고 싶다는 두 청춘. 알쉬미스트의 원지연 디자이너와 이주호 디자이너를 뉴스1 N스타일에서 만나봤다.

- 간단한 프로필 소개와 ‘알쉬미스트’에서의 각자의 포지션은?

이주호 디자이너 (이하 이) : 알쉬미스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전체적인 브랜드 콘셉트를 잡고, 매시즌 컬렉션에 대한 콘셉트도 고민한다. 사진에 관심이 많아서 독학으로 배운 경험을 살려 브랜드 내에서 진행하는 촬영은 전부 직접 기획하고 촬영하고 있다.

원지연 디자이너 (이하 원) : 브랜드 내 디자이너 총괄을 맡고 있다. 이주호 디자이너가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는다면 그것을 패션으로 표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 전공했고, 이후 패션 공모전에 지원하게 됐는데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타이밍에 어릴적부터 동네에서 친하게 지냈던 이주호 디자이너가 포트폴리오가 촬영을 도와주게 됐고 그것이 지금의 브랜드 사업으로 연결됐다.
2018 S/S 컬렉션 © 알쉬미스트
2018 S/S 컬렉션 © 알쉬미스트
- 지난 18 S/S 컬렉션을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했다. 소감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 : 서울 동대문 DDP에서 서울 컬렉션을 진행하다 보니 컬렉션 무대 연출과 음악, 하고싶은 이야기를 매번 색다르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컬렉션 준비를 하면서 가장 어울릴만한 장소를 고민하다가 브랜드 스토리를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 알쉬미스트 쇼룸이라는 생각이 들어 컬렉션을 진행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진행했던 브랜드 컬렉션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실제로 참석한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고, 런웨이 중간에 프레젠테이션, 룩북 촬영도 동시에 진행해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 진행하는 데에 있어 어려운 점은 없었나?

원 : 동대문 DDP에서 진행했을 때에는 컬렉션 운영팀에서 자체적으로 메이크업이나 영상, 포토 등을 담당해줬는데 쇼룸에서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모든 상황을 총괄해야했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쇼에 집중했던 것 같다.

또한 해외 바이어들은 교통편으로 약간의 불편함을 겪어야했고, DDP에서 진행되는 다른 컬렉션과의 스케줄 조정 역시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주호 디자이너 말대로 알쉬미스트의 매력과 브랜드 스토리를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컬렉션이었다.

- 최근, 매장을 찾는 외국인 손님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알쉬미스트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 : 한마디로 '트렌디'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우리도 나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예술가로서 뭔가 보여준다는 것 보다는 이 나이대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의상으로 녹여낸다는 것이 알쉬미스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유스컬처가 유행인데 그 중에서도 알쉬미스트는 한국 고유의 유스컬처에 접근하려고 한다.

원 : 맞다. 유스컬처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강한 느낌의 펑키한 스트리트 브랜드가 많아졌다. 알쉬미스트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옷의 퀄리티나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한다.

- 매 시즌 컬렉션 준비에 있어 영감을 받는 대상이 있다면?

이 : 딱히, 어렵고 멋있는 콘셉트를 잡으려는 생각은 없다. 단지, 우리가 어릴 때 멋있어보였던 것과 동경했던 것들을 그대로 풀어냈다. 지난 17 F/W컬렉션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테마를 알쉬미스트만의 시각으로 풀어내 인상적인 컬렉션을 남겼다.

예민하고 무거운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예술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풀어내기 보다는 우리가 흥미를 느끼고 관심이 가는 부분들을 의상으로 풀어내는 이 과정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진다.
© News1
© News1
- 알쉬미스트에게 있어 2017년은 어떤 해였는지 궁금하다.

이 : 2017년에는 알쉬미스트에 새로운 시도가 많은 해였고, 우리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혀가는 가장 중요한 해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2013년에 론칭한 이후로 2016년 부터 서서히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바이어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알쉬미스트 유명 아이템인 피어싱 캡으로 유명세를 얻으면서 그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원 : 일단, 쇼룸을 옮긴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대표와 내가 직접 타일 하나하나 발품을 찾아다니며 인테리어에 직접 참여했고, 인테리어 업자가 불가능하다고 한 부분은 직접 팔 걷어붙이고 나서 해결하기도 했다. 그만큼 애정이 남다른 쇼룸인데, 옮기고 나서 많은 외국인 손님들도 매장을 찾아주셔서 뿌듯하고 기쁘다.

- 알쉬미스트의 2018년 계획은 무엇인가?

원 : 해외 비즈니스 쪽을 더욱 키워볼 생각이다. 우리 두사람이 브랜드 기획부터 경영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현재 홍콩의 대형 럭셔리 백화점 '레인크로포드'를 비롯해 해외 유명 편집숍에 알쉬미스트 제품이 입점되어 있고, 협업 아이템 출시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부분 역시 점차 확대할 것이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펫(PET) 관련 브랜드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와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액세서리나 기타 패션 아이템에도 늘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알쉬미스트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도전하고 싶다.

[news1] ‘뷰티·패션’ 뉴스 제보 - kang_go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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