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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한 최순실, 플리바게닝부터 사기극 발언까지

최순실 "박원오의 사기극, 김종만 쏙 뺐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12-21 06:00 송고
삼성 등 대기업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후원금을 부당하게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시호씨(왼쪽)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장씨와 김 전 차관에게 각각 징역 2년 6월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017.1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한 최순실씨가 2심에서 입을 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로 엮었다"고 분개하면서 작심한 듯 특검과 삼성 측 질문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에 나와 '특검 도우미'로 불리는 조카 장시호에 대해 "너무 심한 플리바게닝 사례"라고 흥분했다.

'플리바게닝' 논란은 국정농단 사태 재판에 있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씨, 최순실에게 '회장님'이라고 불렀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최순실에게 생활비를 받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을 대상으로 한다. 플리바게닝은 피의자가 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진술하면 형벌을 감경해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 법 체계에서는 플리바게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심에서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 받은 장시호씨는 결과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검찰은 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건 1심 결과에 검찰이 항소하지 않기는 처음이다.

삼성 변호인단 역시 이 부회장 등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문에 김종과 박원오 등의 진술이 수차례 인용된 점을 언급하며, 이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고 판단한 1심의 위법을 주장하고 있다. 1심에서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입을 열지 않자 1심 재판부는 박원오씨 등의 진술에 크게 의존해 판결을 내렸다. 이 점은 항소심 내내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이다.

이날 최씨는 작심한 듯 장시호에 대한 플리바게닝 논란을 언급했다. 최씨의 집에 있던 노트북 밑에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단독면담 일정이 담긴 문서가 깔려 있는 것을 봤다는 장시호의 증언을 제시하는 특검에게 최씨는 "장시호는 '플리바게닝'의 너무 심한 사례 같다"고 격분했다. 최씨는 "걔가 몇년 전 일을 기억해서 김승연 한화 회장의 집행유예 내용과 일정표를 봤다고 얘기했다는데 말이 안된다. 시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박원오와 김종에 대해서도 "특검이 박원오 말에 너무 치중했다", "박원오의 말은 다 엉터리고 나를 이용한 것", "박원오의 사기극이다", "김종만 쏙 뺐다" 등의 발언을 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최씨는 대통령이 삼성 출신 승마협회 임원인 '이영국과 권오택을 교체하라'고 한 지시도 자신이 부탁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최씨는 자신이 아니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체육정책을 총괄한 김종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정유라나 승마지원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부탁을 한 적이 없고 이를 대통령이 들어줄 리도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김종은 얍삽해서 내가 경계했었고 그 사람은 나를 이용하려 했다"며 "김종은 자기가 한 것은 다 가리고 있고 김종에 분개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원오와 김종에 대해서도 플리바게닝 논란이 이는 이유는 이 두명의 진술이 이 부회장 1심 재판에서 가장 비중있게 쓰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재판에서 김종과 박원오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허위진술 공방이 매번 반복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영재센터 후원금을 '뇌물'이라 주장하는 특검 측에 맞서 삼성 측은 장시호와 함께 영재센터 주범인 김종을 의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1심 재판부가 삼성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김종의 진술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지난 공판에서도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김종 전 차관은 최씨에게 기생하다시피하며 조력한 사람으로 수많은 의혹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라며 "김 전 차관의 비리 의혹 중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기소가 이뤄졌는데 김종은 불기소를 위한 목적에서 특검이 원하는 진술에 맞춰 허위진술을 할 동기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종은 '직권남용 말고는 모두 털었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특검과 합의가 없었다면 어떻게 수사도중에 호언장담을 할 수 있겠느냐"며 "특검은 김종의 위증까지도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최순실 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도 유사한 사례다. 특검은 피고인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박원오를 만난 자리에서 '일 처리 잘못하다가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이 날아가는 것 못 봤느냐. 그 살생부를 만든 게 나와 최순실씨다'는 협박을 받고 돈을 지원하게 됐다"는 진술까지 확보했지만 박 전 전무를 기소하거나 처벌하지 않았다.

삼성 측은 지난 6일 11차공판에서도 이점을 수차례 지적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장시호와 김종, 박원오 같은 사람들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임에도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과연 이들이 특검의 시각처럼 진실을 말하고 있느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태에 가담해서 기업들로부터 이익을 챙겨간 사람들보다 이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곤욕을 겪은 기업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범죄자라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라며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은 '기업이 피해자'라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명확하게 밝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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