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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모두가 난색인데…신세계 '주35시간 근무' 비결은?

신세계, 일 근무시간 '8시간→7시간' 단축…"2년간 준비"
정부 근로시간 단축 정책 강행…재계 "단계적 도입 필요"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7-12-08 11:34 송고 | 2017-12-08 11:35 최종수정
2017.5.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재계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선제적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대다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차질과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경제계가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지난 2년간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한다. 과연 신세계는 지난 2년간 보이지 않은 곳에서 어떤 준비를 해 왔는지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 전 계열사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2년간 준비"

신세계그룹은 '임금이 줄지않는' 근로시간 단축인 주 35시간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8일 전격 발표했다. 신세계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일 8시간 근무에서 7시간 근무체제로 전환한다. 임직원들이 '휴식이 있는 삶'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자는 취지다. 무엇보다도 근무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임금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한 것에 비결이 숨어 있다. 

주 35시간제는 모든 계열사에시 시행하며, 본사 근무자와 점포 근무자 구분 없이 적용된다.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신세계 임직원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에 맞춰 근무한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시간선택제' 근무 등 다양한 자체 실험을 통해 이번 근로시간 단축안을 내놨다.

실례로 이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업계 최초로 '임신 직원 2시간 단축 근무제'를 시행해 왔다. 임신을 인지한 순간부터 2시간 단축 근무를 적용하고 단축근무 시간에 대한 임금을 보존해 주는 제도다.

지난해 3월부터는 난임 여성 휴직제를 신설해 난임진단서를 받은 여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휴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임기 여성 등 특수 상황에 놓인 직원부터 순차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여 적응기간을 둔 것이다.

이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준비 단계의 일부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년동안 각종 휴직제도 도입과 이마트·백화점 영업시간 단축 실험, 해외사례 연구 등을 병행해 결론 내렸다.

그룹에 따르면 신세계는 우선 백화점을 1시간 일찍 문을 닫았을 때 줄어드는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과연 재무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도 함께 연구했다. 이를 통해 1시간 영업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냈고 더 나아가 2시간 단축이 가능한지까지도 분석했다. 덴마크 등 주 3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선진국 사례도 연구했다.

신세계는 이런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재무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경영에 문제 없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것이 '주 35시간 근무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임금의 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으로의 구조혁신 정책은 신세계가 지난 2년간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변수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여야 간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지역 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면담을 갖고 있다. 2017.1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신세계가 했으니 모두 가능?…업태·규모 차이따라 논의 필요

신세계그룹이 근로시간 단축을 선언했다고해서 모든 기업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신세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전문기업으로 제조업 등의 비중이 낮다. 유통업은 업태 특성상 정해진 시간 내에 할당된 업무량(생산 등)에 도달해야하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제조업 비중이 큰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오히려 고용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국내 기업 전체가 12조원이 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업계는 더 반발이 거세다. 지난 6일 300여명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KBIZ 혁신 포럼'에서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토론보다는 성토가 주를 이뤘다.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 기업들의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 1월이면 대부분의 기업이 근로시간을 단축해야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대법원이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계류된 소송에 대해 "내년 1월에 공개변론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기울었음을 느낀 재계는 빠르게 대응했다. 신세계그룹의 사례처럼 점진적으로 단계를 거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전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국회를 찾아 "산업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