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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 지경까지"…파리바게뜨 제빵사 고용 논란 'A~Z까지 되짚어 보니'

제빵기사 직고용 견해차 커…본안소송으로 장기화 '우려'
품질관리자 소속 덕에 불똥 피한 뚜레쥬르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12-08 07:00 송고 | 2017-12-08 09:53 최종수정
서울 시내의 한 파리바게뜨 지점에서 고객들이 오가고 있다. /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고용문제가 마감 시한을 넘었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정미 의원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은 이젠 법정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입법미비와 빠듯한 시간, '말 바꾸기' 등의 논란은 풀어야 할 과제다.

◇ 이정미 의원 문제제기가 고용부 시정명령 지시로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파리바게뜨가 인력공급업체의 위장 도급을 통해 제빵기사를 가맹점에 공급하고 실질적인 파견 사용사업주로서 업무지시를 해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문제의 시작이다. 그동안 파리바게뜨는 협력사를 통해 각 가맹점에 제빵기사를 공급해 왔다. 제빵업이 법상 파견 대상 업무에 속하지 않아 용역을 알선해 주는 도급 형태로 운영했다.

도급계약의 경우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업체 관리자만 업무 지시할 수 있다. 가맹점도 가맹본부도 업무 지시할 수 없다. 이정미 의원은 파리바게뜨의 품질관리자가 직접적인 업무수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법을 위반하고 가맹본부가 업무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정미 의원의 문제제기 후 3일 만에 파리바게뜨에 대한 근로감독 의사를 밝혔다. 파리바게뜨 본사와 제빵기사를 공급하는 11개 협력업체, 가맹점 44곳, 직영점 6곳이 감독 대상이 됐다.

약 3개월이 지난 9월 21일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것이 골자였다. 미이행 시 사법처리하고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과태료는 1인당 1000만원이다.

시정명령 기간은 법원 결정을 더해도 두 달에 불과했다. 5000명이 넘는 제빵기사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긴 너무나도 빠듯한 시간이다.

서울 시내의 한 파리바게뜨 지점에서 제빵사가 빵을 만들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극으로 가는 고용갈등…입법 미비 지적도

파리바게뜨와 고용부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정에서 결론이 나게 됐다.

파리바게뜨는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이중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집행정지 신청은 각하됐다.

업계에서는 각하 결정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했다. 파리바게뜨가 시정지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해도 집행정지 각하로 인해 과태료와 사법처리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행정지하자는 것이 파리바게뜨의 요구다. 파리바게뜨와 협력업체 측은 "정부의 신속한 강제 이행으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파리바게뜨가 내야 할 과태료 액수는 최대 530억원에 달한다. 제빵기사(5309명) 1명당 1000만원씩 과태료를 내야 한다.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인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665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551억원이다. 과태료를 내고 나면 남는 부분이 없다. 더욱이 현금성자산은 104억원에 불과하다. 과태료는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면 되돌려 받을 수 있지만 그때까지 파리바게뜨의 자금흐름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인원 수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는 점은 다행이다. 파리바게뜨는 고용부가 직접고용을 지시한 제빵기사 5309명 중 70%가량이 상생기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 경우 과태료는 약 16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다.

이 같은 부담에도 재판부는 "시정지시로 인해 파리바게뜨가 받는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시정지시의 효력 정지를 요청하는 신청은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입법미비' 가능성을 지적했다. 본안소송이 나오기 전에 과태료와 사법처리로 인한 파리바게뜨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빵사 고용 문제에서 법원이 파리바게뜨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과태료나 사법처리 부분에 대해서는 당장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 구조 © News1

◇말 바꾼 고용부…강경 대응 '예고'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과 관련해 강경한 모습이다. '불법파견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가 기한 내 이행되지 않으면서 사법처리와 과태료 부과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파리바게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낸 시정기한 연장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용부는 서울행정법원의 잠정집행정지 결정으로 사실상 시정기한이 연장됐다는 점을 이유로 거부했다. 아울러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노조 등의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도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용부가 말을 바꿔 과태료와 사법처리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집행정지 관련 심리 때 고용부는 "시정조치가 사법처리되기 전에 행정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라며 "법적인 불이익은 없고 시정조치를 위반했다고 해서 과태료를 내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부는 시정조치 기간이 끝나자마자 사법처리와 과태료 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시정조치가 과태료, 사법처리와는 별도 사항"이라며 "시정조치 없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견해차 커…본안소송 가면 사태 장기화 '우려'

파리바게뜨는 본안 소송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본사와 직고용을 요구하는 노조의 견해차가 수평선을 달리고 있어서다.

가맹본부는 3자 합작사인 '상생기업'을 주장했지만 제빵기사 노조는 '본사 직고용'을 요구했다.

파리바게뜨는 상생기업이 직접고용의 대안이며 이해관계자 손실이 가장 작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생기업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나머지 제조기사들도 상생기업에 동의하도록 설득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리바게뜨 노조는 "본사가 직접고용에 나서야 한다"며 "제빵기사들에 대해 강압적으로 상생기업 동의서를 받아갔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대화를 갖기로 했지만 고용 문제에 대한 견해차가 커 본안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본안 소송에서 파리바게뜨가 승소하면 고용부의 직고용 명령 자체가 무효화 된다. 판결까지 대략 1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는 앞으로도 한동안 길어질 것 같다"며 "언제 끝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파리바게뜨 지점에서 제빵사가 빵을 만들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비슷한' 뚜레쥬르 예외… 운명 가른 '한 끗' 차이

파리바게뜨와 구조가 유사한 뚜레쥬르는 이번 논란을 비껴깠다. 뚜레쥬르도 협력사를 통해 제빵기사를 가맹점에 파견하는 구조다.

품질관리자(QSV)의 소속이 법 위반의 기준이 됐다. 파리바게뜨는 품질관리자가 본사 소속이지만 뚜레쥬르는 협력업체에 속해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가맹본부가 품질관리자를 통해 가맹점 제빵기사에게 전반적인 지휘명령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실상 사용사업주로 간주해 불법파견 결론을 내린 것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가맹본부의 제빵기사 업무지시는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반면 뚜레쥬르는 품질관리자가 협력사에 속해있어 불똥을 피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가맹사업법'을 근거로 들었다.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품질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가맹점의 경영과 영업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가맹점 제빵기사에 대한 가맹본부의 관리도 그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맹점 제빵기사의 근로 장소는 가맹점이며 근로 사용 주체 역시 가맹점이기 때문에 가맹본부가 직접 고용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제빵기사가 가맹본부에 고용되면 가맹점주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통제가 강화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가맹점주 2368명도 지난달 27일 제빵기사의 본사 직고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고용부에 제출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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