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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선거구제 개편…정치권, 고차방정식 풀어낼까

지역구 당선자 중심의 현행 선거구제 변화 필요성 목소리
한국당이 변수…한국당 끝까지 반대하면 개편 힘들어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 2017-12-07 15:41 송고 | 2017-12-07 16:03 최종수정
 

정치권에서 개헌 문제와 함께 선거구제 개편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그간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여야 각 정당 및 의원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하지만 개헌 논의와 함께 이번에야말로 지역구 당선자 중심의 현행 선거구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1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다. 유권자가 후보자 1명에게 투표해 득표수가 많은 후보자가 당선되는 구조로 양당제를 통한 정치적 안정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나친 사표의 발생으로 유권자의 투표가치가 선거결과에 정확히 반영되지 못하고, 표에서 이기고 의석에서 지는 정당득표율과 의석확보 간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행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정치권에서는 지역구 당선자 중심의 현행 선거구제 대신 정당별 득표율에 좀더 힘이 실릴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단 선거구제 개편에 가장 적극적인 정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이다. 이들 정당은 승자독식구조의 현행 선거제도를 바꿔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의원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나 각 정당별 총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를 배분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정당은 자당의 존립과 다당제의 정착을 위해 지금의 선거구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실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당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선호하지만 지금의 소선거구제를 바꾸기 위해선 어떤 방법도 수용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바른정당도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의당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긍정적이다.

이들 3당 외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선공약인데다, 현재의 높은 지지율을 감안한다면 중·대선거구제를 발판으로 영남 지역으로의 진출이 훨씬 더 용이하다고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의 텃밭인 영남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전통적으로 취약 지역인 호남에서 의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국당은 이번 새해 예산안 통과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밀실 야합을 했다고 강력히 비난을 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란과 관련 "국민의당이 민주당과의 뒷거래로 자신들의 생존전략인 선거구제 개편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구상유취(口尙乳臭)한 망상임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며 "어떠한 선거법 개정도 여야합의 없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어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 임기 내에선 퀴퀴한 악취가 진동하는 밀실 뒷거래로 전락한 그 어떠한 선거구제 개편논의에도 결코 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구제 개편은 '선거의 룰'을 정하는 문제여서 각 정당의 합의 없이 성사될 수 없다.

실제 현재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에 있지만 각 당의 입장차가 있는 만큼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국당이 끝내 선거구제 개편에 반대할 경우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선거구제 이면합의 의혹으로 한국당의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선거구제 개편의 '선'자도 꺼내기가 조심스러워 보인다"며 "각 당이 의견에 접근을 본다고 하더라도 의원 개개인의 생사도 달려있는 만큼 선거구제 개편 문제는 상당히 풀기 힘든 복잡한 고차방정식"이라고 말했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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