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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검토 중…FA 등급제, '보상금 철폐'도 중요하다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7-12-07 06:00 송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최준석. /뉴스1 DB© News1 여주연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최준석. /뉴스1 DB© News1 여주연 기자

FA 등급제 도입 논의가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러자 시장이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하나 나타났다. 보상선수를 받지 않고 내부 FA를 이적시키겠다는 구단이 등장한 것.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까지 벌써 3개 구단이다.

넥센은 채태인, 롯데는 최준석과 이우민, kt는 이대형을 보상선수 없이 풀어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은 보상금만 원 소속구단에 지급하면 된다.

보상선수 규정은 FA의 자유로운 이적을 가로막는 족쇄로 여겨졌다. 보상선수만 없어도 선수 이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그동안 많았다.

그러나 FA의 이적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보상선수만이 아니었다. 보상금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이 이번 FA 시장에서 드러났다.

채태인, 최준석, 이우민, 이대형 모두 아직까지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보상선수 부담이 사라졌지만 보상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FA를 영입할 때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는다면 직전 연도 연봉의 300%를 원 소속구단에 보상해야 한다.

올 시즌 연봉을 살펴보면 채태인이 3억원, 최준석이 4억원, 이우민이 6000만원, 이대형이 3억원이다. 따라서 보상금은 채태인 9억원, 최준석 12억원, 이우민 1억8000만원, 이대형 9억원이 된다.

이우민을 제외하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들을 영입하려면 적지 않은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더욱 많은 금액이 필요하다.

보상규정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FA 등급제가 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뜻이다. 등급에 따라 보상선수는 물론 보상금 없이도 이적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일본 프로야구가 좋은 예다. 일본은 구단 별 연봉 순위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1~3위는 A등급, 4~10위는 B등급, 11위부터는 C등급이다. C등급부터는 이적 시 보상선수는 물론 보상금도 발생하지 않는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채태인. /뉴스1 DB© News1 황기선 기자
넥센 히어로즈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채태인. /뉴스1 DB© News1 황기선 기자

FA 등급제가 3년째 검토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을 정하기가 어려운 것도 그 중 하나.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구단들이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등급제 도입으로 FA 선수들의 활발한 이적이 가능해진다면 구단 입장에서도 큰 부담없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단들은 FA 선수들에게 족쇄를 채워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선수협의 자세도 문제였다. 그동안 선수협은 A급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데 치우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수협의 노력으로 도입이 결정된 에이전트제 역시 주로 A급 선수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번 FA 시장에는 '자체 등급제'가 시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보상선수만 사라진다고 FA 이적이 활발해지는 것은 아니다. KBO와 구단들, 선수협이 머리를 맞대야 중소형 FA들도 소중한 권리를 찾을 수 있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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