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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스토킹 피해자에게 한말은… "예뻐서 좋겠네"

여성단체 경찰청 앞 기자회견…2차피해 112건 공개
2일 여성보호시설 가해자 침입사건에도 경찰 무대응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17-11-30 13:33 송고 | 2017-11-30 14:16 최종수정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여성폭력 대응 전면 쇄신을 위한 공동행동'이  여성폭력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당 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여성폭력 대응 전면 쇄신을 위한 공동행동'이  여성폭력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당 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스토킹한 사람을 고소하러 갔더니…"예뻐서 좋겠네."
성추행을 신고하러 갔더니…"왜 여자가 혼자 그 시간에 술을 마시고 돌아다녀."

여성단체들이 경찰이 폭력범죄에 노출된 여성피해자들에게 잘못된 대응을 하고 있어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수집된 경찰에 의한 2차 피해 사례 112개를 정리해 경찰에 전달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424개 여성·시민단체가 참여한 '경찰의 여성폭력 대응 전면쇄신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들은 지난 9일에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일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피해보호자 시설에 가해자가 침입해 소란을 피웠는데도 경찰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국여성의전화는 10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3일만에 트위터에서만 20만건이 넘게 언급됐다. 
누리꾼들을 해시태그와 함께 경찰로부터 받은 2차 피해를 증언하는 게시글을 올렸고 여성의전화는 10일부터 13일까지 게시된 글 중 작성자와 연락이 닿아 허락을 받은 내용을 112건으로 추려냈다.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를 당한 피해자에게 한 경찰은 "예뻐서 좋겠네"라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신고한 여성에게 또 다른 경찰은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해서 그래요"라며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말을 했다.

공동행동은 "경찰은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변화'를 선언하며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말뿐인 변화가 아닌,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온전한 변화가 경찰 내부에서부터 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일 발생했던 사건에 대한 관련자 징계와 공식 사과를 경찰에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사건 발생 이후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두차례 경찰청에 보냈지만 경찰의 회신에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시설침입 사건에 대해 당시 경찰은 "해당 남성이 가정폭력으로 신고되거나 처벌받은 기록이 없어 가정폭력 '가해자'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다"라며 "경찰 입장에서는 격리조치나 강제적 조치를 할 수 없어 설득해서 돌려보내는 길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신고도 아빠인 남성이 먼저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신고를 해 출동을 하게 됐다"라며 "현장에 직원들이 도착했을 때 해당 남성은 시설 밖에서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며 호소하고 있을 뿐 폭력행위나 위법행위가 없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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