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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한보름 "장나라·조혜정, '고백부부'가 내게 준 선물"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7-11-28 08:00 송고
KBS 드라마 '고백부부'에 출연한 배우 한보름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KBS 드라마 '고백부부'에 출연한 배우 한보름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윤보름은 KBS 2TV '고백부부'에서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캐릭터다. "여자한테 술 따르는 거 아니고, 술 따르게 하는 것도 아니야"라고 터프하게 말하는 상여자 윤보름은 보는 이들을 반하게 하기 충분했다. 이 시원한 말투와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등장해 더 빛을 발했다. 특히 소심한 안재우(허정민 분)와의 묘한 '케미'가 만들어내는 로맨스 역시 '고백부부'의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배우 한보름 역시 윤보름에 푹 빠졌다. 자신과 비슷한 솔직 당당한 성격에 당시엔 드물었던 상여자 캐릭터를 보고 반해버렸다는 그다. 윤보름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한보름은 적극적으로 오디션에 참여해 역할을 얻어냈다. 욕심을 낸 만큼 노력이 뒤따른 것은 당연했다. 한보름은 철저한 분석에 따른 연기로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해내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보름은 '고백부부'를 통해 작품 말고도 또 하나를 얻었다. 바로 사람이다. 한보름은 인터뷰 내내 작가, PD는 물론 배우들 한 명 한 명 칭찬하는데 힘을 쏟았다. 특히 장나라, 조혜정은 한보름이 '고백부부'를 통해 얻은 보석이다. 그는 두 사람을 만난 것에 대해 "내겐 큰 선물이자 행운"이라며 아직까지 서로의 고민을 상담할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다고 자랑했다.

'고백부부'는 한보름에게도 '인생 드라마'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갈증을 푼 것은 물론, 좋은 사람을 만나고 본인의 삶 역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덕. 이 드라마는 여러모로 한보름에게 '힐링'이 되는 작품이었다. 소중한 작품을 끝낸 뒤 아쉬움이 남고 섭섭하다는 한보름을 지난 21일 뉴스1이 만났다.
KBS 드라마 '고백부부'에 출연한 배우 한보름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KBS 드라마 '고백부부'에 출연한 배우 한보름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Q. 팀워크가 좋다고 들었다. 감독, 작가에 대한 칭찬이 특히 많더라.
"너무 좋은 분들이었다.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 작가님께 이렇게 많이 연락을 해본 적도 처음이다. 매번 대본이 나오고 드라마가 방송될 때마다 두 분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특히 감독님은 현장에서 며칠씩 밤을 새도 에너지가 넘쳤다. 밤새 편집하고 와서 촬영하고 그러셨다. 어떻게 그러냐고 여쭤봤더니 '현장에서 배우들 얼굴 보면 힘이 난다'고 쑥스럽게 말씀을 해주셨는데 너무 감동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힘을 내 열심히 찍었다."

"팀워크가 이렇게 좋은 적은 처음이다.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고, 서로 칭찬 마를 날이 없었다. 작가님께는 어떻게 그런 글을 쓰시냐고 하고, 배우들한테는 어떻게 그런 연기가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거기서 더 응원을 한다. 기용이가 검색어에 오르면 우리끼리 신나서 캡처하고, 이경이가 인터뷰하면 같이 기사 보고 그랬다. 아직도 연락을 한다. 이렇게 착한 사람만 모인 것이 나도 신기하다. 이런 팀을 만난 건 행운이다."

Q. 특히 장나라, 조혜정과 '절친'이 된 것 같다.

"나라 언니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얻은 선물이 너랑 혜정이다'라고 말해줬다. 우리도 똑같이 이야기를 했다. 언니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게 고맙다. 사람 자체도 좋지만 내 언니가 돼준 게 너무 고마운 거다. 사실 확 친해진 것도 신기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연락도 많이 하고, 고민이 있으면 상담도 하고, 연기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촬영할 때 피곤하면 차에 들어가서 쉴 법도 한데 난로 쬐고 앉아서 얘기하다가 울고. 마음을 열고 우러나온 이야기를 한 거다. 서로 솔직해지면서 더 돈독해진 것 같다. 언니가 매일 셀카를 찍으면 우리한테 보내준다. 이제는 사소한 일상도 공유하는 사이가 돼서 너무 좋다."

"혜정이는 너무 귀엽다. 처음에 언니랑 혜정이랑 셋이 리딩을 했는데 내 이미지가 새침해 보이니까 말도 못 걸었다고 하더라. 근데 리딩 끝나고 찜닭을 먹으면서 '이 언니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 뒤로 무슨 고민만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를 한다. 나중에는 자기에게 진짜 보름이랑 진주라는 친구가 생긴 것 같다더라. 우린 진짜 돈독해졌다. 쫑파티 때도 언니랑 나랑 혜정이한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데리고 오라고, 우린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무조건 허락받고 만나라고도 했다.(웃음) 정말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 내게 큰 선물이다."

Q. 작품 성과가 좋아서 기쁠 것 같은데 상 욕심이 나진 않나.

"우리는 다들 '다른 사람은 안 타도 되니까 나라 언니, 호준 오빠, 기용이는 꼭 탔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마음고생, 몸 고생 한 걸 아니까. 감독님과 작가님도 너무 고생한 분들이라 탔으면 좋겠다. 우린 서로 '네가 잘했다'고 한다."

Q. '고백부부' 시즌 2가 나오면 출연하고 싶은가.

"꼭 출연하고 싶다. 우리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시즌 2가 나오면 우리가 출연을 안 해도 꼭 보자고, 이건 꼭 봐야 한다고. 현실적이면서도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드라마였다. 찍으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끼는 게 많았던 작품이다."

Q. 데뷔를 25살 때 했다. 빠른 편은 아니다.

"원래 20대 초반에 아이돌 연습생을 했었다. 21살 때부터 힙합 걸그룹을 준비했는데 3년 정도 하다 보니 배우로 데뷔하기에도 늦은 것 같더라. 그래서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했다. 사실 가수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다. 원래부터 배우가 하고 싶었는데 내가 춤추는 것을 본 회사 분이 아이돌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처음엔 배우가 되겠다고 거절했는데 '어떤 길로 가던 배우가 되면 그건 목표를 이룬 게 아닐까'라고 하셔서, 나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에 시작했다. 근데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데뷔가 미뤄지면서 더 이상은 안될 것 같더라. 그래서 계약을 해지하고 연기자 회사에 들어갔다."

Q. 지난 2011년에 데뷔를 했지만 성장이 더딘 편이었다. 힘든 순간은 없었나.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이 참을성이다. 일이 없을 때 '3~4개월 쉬면 힘들지 않아'라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3년도 쉬었어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니고, 연습생을 하면서도 연기를 하고 싶어서 기다리고… 그만큼 기다렸던 일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와도 불안함은 없다. 연기를 하는 게 좋다. 성장이 더디다고 생각하지 않고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 과정이다. 지금 사랑받는 것도 과정이 있어서 결과가 있는 거다. 부정적인 생각은 안 한다."

Q. 앞으로 연기해보고 싶은 작품 장르나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나.

"그동안 많은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번에 나다운 걸 보여주면서 사랑받은 게 기분이 묘했다. 작가님이 내가 '고백부부'에서 립스틱을 바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시더라. 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느냐고, 고맙다고 해주셨다. 나는 촬영 내내 '보름이 예쁘게 안 나와도 돼요'라고 하면서 편하게 내려놓고 연기를 했다. 앞으로도 나다운 역할을 보여드릴 수 있는, 쾌활하고 당당한 자신감이 넘치는 그런 역할이 더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Q. 사람들이 어떤 배우로 기억해줬으면 하는지.

"연기 잘하는 배우. 나는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가장 좋다.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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