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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다시보기②]故김주혁부터 스티븐연·진선규…눈물났던 순간 5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7-11-26 06:52 송고
SBS 캡처 © News1

시상식장은 언제나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지난 25일 오후 8시 40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빛을 받지 못하다 의미있는 한 편의 작품으로 상을 받은 신인 배우와 조연 배우가 있었고, "상을 받았다"며 전국의 할머니들과 기쁨을 나눈 노년의 여배우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떠난 동료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보는 이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고, 어머니의 나라에서 시상식에 선 한국계 미국인 배우의 진심어린 이야기에 감동하기도 했다. 제38회 청룡영화상을 빛냈던 5번의 순간을 정리해봤다.

#1. 최희서 신인여우상 수상 소감

최희서는 벌써 5번째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부일영화상과 대종상, 영평상, 더서울어워즈에 이어 청룡영화상에서도 역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그는 변함없이 긴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그는 "먼저 영화 '박열'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세상에 나오게 해주신 이준익 감독님 정말 감사드린다. '박열'을 함께 만든 모든 배우, 스태프, 이름과 얼굴을 모두 한 분 한 분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도 여러분을 기억하겠다"고 동료 및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앞으로 배우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헤어지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 만큼은 헤어지기 싫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자서전을 읽으면서 너무 강렬해서 이 대사를 마지막 대사로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대사를 쓰겠다. '산다는 것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면 그것이 바로 죽음으로 향해 움직이는 것이라도 그것은 삶의 부정이 아닌 긍정이다'"라고 '박열' 속 가네코 후미코의 대사를 인용해 수상 소감을 마무리 했다. 영화의 감동과 단 한 편의 영화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오래된 신인' 최희서의 진정성이 어우러져 뭉클한 순간을 만들었다.

#2. 차태현의 故 김주혁 및 올해 떠난 배우들 추모…김혜수 눈물

자리에 있던 모든 배우들을 한 순간 울음 바다로 만든 시간도 있었다. 故 김주혁을 비롯해 올해 고인이 된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 등 배우들을 추모하는 시간이었다. 침묵 속에서 무대 위로 나온 차태현은 침통한 표정으로 "2017년은 안타깝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가슴 아픈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소중한 존경하는 선배님, 사랑하는 동료를 떠나보냈다. 잘 지내고 계시겠죠? 저는 아직 그 미소가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따뜻하게 배려해주셨던 인자함 또한 잊히지 않는다"고 네 명의 배우들을 떠올렸다.

또 그는 "미처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그런 큰, 날벼락 같은 이별에 사실 지금도 가슴이 좀 먹먹하다. 그동안 선배님들의 수고에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정말 행복했던 추억들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그 누구보다 아주 훌륭했던 영화인이셨던 것을 기억하겠다. 하늘에서 부디 아프지 마시고, 평안하시기를 빌겠다. 정말 많이 많이 보고싶다. 사랑한다. 사랑해요, 형. 감사하다"고 인사를 마쳤다. KBS 2TV 예능 프로글매 '1박2일'에서 김주혁과 동고동락하며 깊은 우정을 나눴던 차태현의 이야기와 네 배우를 회고하는 영상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진행자였던 김혜수 역시 이 시간이 끝난 후 "우리에게 소중한 분을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다. 진심으로 네 분의 평안을 기원하겠다"라고 눈물로 애도해 뭉클함을 줬다.  
SBS 캡처 © News1

#3. '범죄도시' 진선규의 남우조연상 눈물 수상

시상식을 보다 보면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고 싶은 순간들이 온다. 진선규의 남우조연상 수상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오랫동안 단역과 조역으로 스크린에서 활약해 온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에서 하얼빈 출신 장첸의 부하 위성락 역을 맡아 사실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유해진(택시운전사)과 김희원(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배성우(더킹), 김대명(해빙) 등의 걸출한 후보자들을 제치고 상을 받은 그는 감동을 받은 듯 소매로 눈물을 닦는 순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잘생겼다"는 객석의 반응에 "잘생긴 건 아닌데"라고 화답하며 소감을 시작한 그는 "저 조선족,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다. 제가 지금 여기 오는 것만으로 너무 떨려서 청심환을 먹고 왔는데, 이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었어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가족과 스태프, 연기자 선후배 등에게 고마움을 표하던 그는 "경상남도 진해에 있는 내 친구들. 그 친구들이 내가 코가 낮아서 안 된다고 코 세워준다고 계까지 붓고 있는 친구들이다"라고 친구들을 언급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줬다.

또 "김성규와 함께 동고동락한 대장 장첸, 윤계상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만약에 말을 못한 분들은 끝나고 순차적으로 전화 돌리겠다. 감사합니다. 많은 후배님, 선배님,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 저 멀리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마쳤다. 의미있는 상을 처음으로 받은 배우의 순박하고 진정성 있는 소감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환하고 먹먹하게 만들었던 순간이다.  
  
SBS 캡처 © News1


#4. 스티븐 연의 감독상 시상

의외의 스타가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깜짝 등장했다. 한국계 미국 배우이자 현재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 출연 중인 스티븐 연이었다. 마치 할리우드의 시상식처럼 턱시도를 차려입고 나온 스티븐 연은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지었고 "저 이름은 스티븐 연입니다. 미안하지만 저는 지금 더 정확하게 얘기하게끔 영어로 말할게요"라고 서툰 한국어로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티븐 연은 이날 감독상 시상자로 나왔다. 그는 "한국 영화의 수준은 정말 놀랍다. 한국 감독님들의 목소리는 전 세계 모든 영화인들에게 크고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다. 미국계 한국인으로서 모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국 영화의 발전상을 치켜세웠다. "진짜로 영광입니다"라고 또 한 번 한국어로 자신의 소감을 밝히는 스티븐 연의 모습은 한 편으로 귀여웠고, 진심어린 마음이 전해져 따뜻한 기운을 전달했다.

#5. 나문희의 여우주연상 수상(ft.고두심)

앞서 감독상을 받은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 축하하러 왔는데 이따 나문희 선생님이 상을 안 받으면 이상해진다"라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한 바 있다. 다행히 나문희는 이번 더서울어워즈와 영평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나문희의 오랜 동료 고두심이 시상자로 함께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고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선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를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 너무 사랑합니다. 지금 또 아흔 여섯인 친정 어머니. 어머니의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린다"고 유머러스한 수상 소감의 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동료도 많이 가고 저는 남아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데, 이렇게 늙은 나문희에게 큰 상을 주신 청룡영화상 주최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저는 남아서 정말 열심히 하겠다. 요새 저희 후배들 보면 너무 연기를 잘해서 자랑스럽고, 한국 영화 배우들이 전세계 배우들 중에서 제일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고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나의 친구 할머니들, 제가 이렇게 상 받았다. 여러분도 열심히 해서 그 자리에서 다 상 받으시기를 바란다"고 뭉클한 소감을 밝히며 수상에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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