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ITㆍ과학

지열발전소가 지진 유발?…"포항은 유발지진 아니다"

해외 유발지진 사례와 포항지진의 사례는 차이있어
땅속에 대량의 물 수년간 주입해야 유발지진 발생해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7-11-25 08:05 송고
김광희 부산대학교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포항지진 긴급포럼에서 '포항지역 임시지진관측망 운영과 미소지진' 주제발표하고 있다. 2017.11.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포항에 건설중인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을 유발했을까. 현재 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학계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질발전소로 인한 지진이 유발된 사태는 대부분 땅속에 물을 주입했을 때 바로 발생했지만 포항지진의 사례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열발전소는 땅속 4.5km 깊이의 주입정(injection well)으로 차가운 물을 내려보내 지열을 흡수하도록 해서 수증기로 바뀌도록 한다. 이 수증기를 다른 관정으로 올리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렇다보니 수천톤의 물이 한번에 지반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수천톤의 물이 지층 내 평형상태를 깨뜨려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발생되는 지진을 '유발지진'이라고 한다. 유발지진은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주입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단층에 영향을 주고 단층의 마찰력을 약화시켜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로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유발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1년 오클라호마에서는 셰일가스 채굴지역에서 규모 5.6 지진이 발생했다. 이곳에선 수백개의 주입정마다 2000만㎥에 달하는 물을 주입했다. 엄청난 양의 물이 지층으로 유입된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오클라호마 사례는 수백개의 주입구에 약 2000만㎥ 물이 주입된 것"이라며 "포항지진 사례와는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홍 교수는 "포항지진처럼 규모 5.0 이상 강진이 유체 유입에 의해 일어나려면 수년간 상당량의 물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흥해읍에 건설된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는 지금까지 2개 구멍으로 약 1만2000㎥의 물이 주입됐다. 주입된 물의 일부는 다시 빼내서 현재 약 5000여㎥만 남아있다. 한 구멍마다 2000만㎥의 물을 붓고, 이런 구멍이 수백개가 있는 오클라호마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

한마디로 지열발전소에서 주입되는 물의 양과 주입속도, 주입시기에 따라 지진 유발 여부가 크게 달라진다는 게 과학계의 해석이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규모는 해외처럼 크지 않고, 과학적 근거도 부족해 지진을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위스 바젤에서도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한 사례가 있다. 스위스 바젤 화강암지대에 1만2000톤의 물을 주입했고, 주입하자마자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5시간 후에 규모 3.4 지진이 다시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의 특징은 물을 주입하자마자 바로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민기복 서울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도 "바젤의 경우, 물 주입 직후 지진이 발생했지만 포항은 주입할 때 지진이 발생하지 않고 잠잠하다가 60일 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지열발전소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010년말부터 건립되기 시작한 포항 지열발전소는 지난해 1월 29일부터 올해 9월 18일까지 물을 주입했다. 이때 실제 규모가 작은 미소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물 주입이 중단된 기간에도 미소지진이 있었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물 주입이 지진이 유발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전한 지열발전소를 위한 충분한 기초지질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지열발전소와 같이 유사 사업을 추진할 때, 지질학적 기초조사 및 지진 안정성 평가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mang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