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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톡스①] 손호준 "'고백부부' 내게도 인생작, 끝난 게 아쉬워"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7-11-25 09:00 송고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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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된 드라마는 단연 KBS 2TV 금토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고백부부'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과거로의 회귀'를 주요 이야기로 했다. '판타지'를 통해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것. 이는 과거를 추억하는 시청자들의 공감대와 향수를 자극했고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등극했다.

손호준에게도 '고백부부'는 특별하다. 그는 최반도라는 캐릭터를 만나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코믹부터 맬로, 감정 연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손호준의 연기는 작품에서 최반도가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특히 많은 감정을 담아낸 그의 눈빛 연기는 특별한 설명 없이도 최반도라는 인물을 이해하게 했다.
지난 20일 '고백부부'를 마친 손호준을 만났다. 이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손호준은 연신 하병훈 PD, 권혜주 작가를 비롯한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본인에 대한 칭찬에도 공을 모두 '고백부부' 식구들에게 돌렸다. 그는 "정말 너무 감사한 게 감독님, 작가님, 나라 누나, 친구들 다 너무 잘해줘서 내가 반도에게 잘 다가갈 수 있었다. 덕분에 내가 20세 반도가 될 수 있었다. 고맙다"고 말했다.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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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부'에서 최반도는 표현하기 다소 어려운 인물이다. 삶에 찌든 38세 가장에서 20세 열혈 대학생으로 돌아간 복잡한 사정을 가진 캐릭터인 탓. 게다가 '38세 영혼'을 가진 대학생이라는 독특한 설정 역시 최반도를 더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는 어려운 과제인 것이 사실. 이에 손호준은 최반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반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슬퍼지기도 했다고.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는 최반도의 감정을 얼마나 더 이해하고 공감하느냐가 차이를 만들었던 것 같다. 장모님을 봤을 때 진짜 슬퍼하고, 진주를 봤을 때 정말 미안해야 하고, 서진이를 봤을 때 너무 보고 싶어 해야 하는 그 차이다. 나는 그냥 반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반도는 딱 가장이었다. 가장이 가지고 있는 무게 때문에 자기 속내를 가까운 와이프에게도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그런 책임감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아버지도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서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그게 가장이 가진 책임감 아니었을까. 대본을 보고도 공감이 많이 됐다."

"반도를 이해할수록 슬퍼졌다. 가족을 위해서, 아들 서진이를 위해서 정말 노력했던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장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게 안타까웠다. 책임감이 강한 친구라 혼자 내버려둬도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진주한테 미안함을 많이 가진 거고. 과거에서 장모님을 만났을 때도 다가가지 못하고, 나중에 포도를 사들고 가 자기의 속마음을 이야기했을 때는 정말 슬펐다."
그러나 최반도는 후반부 그의 이야기가 공개되기 전까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약간은 못난 남편으로 비쳐서다. 이에 과거로 돌아간 마진주(장나라 분)가 최반도가 아닌 정남길(장기용 분)과 이어지길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런 부분들이 서운하진 않았을까.

"전혀 아니다. 나는 남길과 진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남길로 인해서 반도가 깨닫는 것도 굉장히 많았고. 또 작가님과 감독님이 뒷부분에 반도의 진심을 보여줄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말씀을 하셨고, 나 역시 반도에 대해서 이해하면 할수록 나중에 그 진심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반응이) '남길이도 멋있지만 역시 반도'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전혀 서운하고 그런 건 없었다."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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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부'는 팀워크가 좋기로도 워낙 유명하다. 장나라, 이이경, 한보름 등 배우들은 인터뷰 내내 출연진을 칭찬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썼다. 손호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나라 누나한테는 많은 것을 배웠다. 누나가 '뭘 가르쳐 줘야지' 이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옆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며 배울 것이 많았다. 기용이는 너무 귀엽다. 현장에서는 막내라 애교를 피울 때도 있었다. 이경이는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아마 이경이 안마 안 받아본 사람이 없을 거다. 보름이, 혜정이도 너무 귀엽고 정민이 형도 좋고. 누구 하나 안 좋은 사람이 없었다. 다 좋았다."

'고백부부'의 별명은 '인생 드라마'다. 시청자들은 '고백부부'를 보며 현재에서 잠시 벗어나 과거 좋았던 추억을 곱씹었다. 그리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 이들도 있었다. 드라마가 좋은 삶의 에너지가 된 셈. 덕분에 '고백부부'를 인생작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손호준은 이런 칭찬을 무척 뿌듯해했다.

"그렇게 말해주면 너무 고맙다. 우리 드라마에 공감을 해준 것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으면 감사하다. 나한테도 '고백부부'는 인생작이다. 가장 최근에 했던 작품이고, 너무 즐겁게 촬영에 임했고, 끝난 게 너무 아쉬운 상태다. 작품에 애착이 크다."

"내 주위에 결혼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해주셨던 이야기가 드라마를 보면서 부부 사이가 다시 좋아졌다는 거였다. 이걸 보면서 잊고 있던 것들이 다시 생각나서 '와이프랑 같이 여행 가려고 한다', '지금 와이프랑 둘이 맥주 먹고 있어'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작품이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드라마가 아니고 뭔가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드라마였구나. 뭔가를 느끼게 해주는 드라마였구나' 그게 너무 뿌듯했다. 덕분에 현장에서 배우들이 다들 신나 했다. 작가님, 감독님께 감사하다."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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