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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유네스코 무형유산 심사위원 후보 일방적 교체"

NGO 무형문화연구소 "후보를 산하기관 문화재재단으로 바꿔"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7-11-24 11:30 송고 | 2017-11-26 11:47 최종수정
지난해 12월1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진행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제주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될 당시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뉴스1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위원 선거에 나설 우리나라의 후보를 일방적으로 바꿨다는 주장이 나왔다. 애초 후보로 유네스코에 등록했던 비정부기구(NGO)를 당사자에게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행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문화재청의 산하기관으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24일 '한국 유네스코 인가 NGO 협의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의 심사위원 선거에 후보 등록을 마쳤던 무형문화연구소를 문화재청의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재재단으로 이달 초 교체했다.

무형문화연구소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달 9일에 맞춰 이미 무형문화재연구소가 심사위원 후보 등록을 마쳤으나, 문화재청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유네스코 측에 서류를 제출해 후보자를 최근 문화재재단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또 "유네스코 측으로부터 이미 무형문화연구소가 한국 측 후보로 기안이 올라간 상황에서 문화재청이 교체를 요구해 후보가 바뀌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이에 문화재청에 문의하자 문화재청은 교체 사실을 지난 9일에야 공문으로 우리 연구소에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 NGO를 후보로 등록해 놓았다가 갑자기 정부 산하기관을 내세워 유네스코 내에서도 이상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미 문화재청의 의도가 국제사회에서 의심받을 조건이 된 것으로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를 우롱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유네스코 안에서 발언하고 심사하는 행위 자체의 순수성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문화재청의 결정은 결국 유네스코 내에서의 한국의 발언권과 영향력을 저하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는 참으로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위원 선거는 오는 12월4일부터 9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무형유산 정부간 위원회'의 제12차 회의에서 진행된다. 무형유산 정부간 위원회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선정하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의 집행기구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은 수년 전부터 12명의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위원 구성원 중 6명은 정부 소속 전문가 집단에서, 나머지 6명은 유네스코 인가 NGO 중에서 지역별로 선출하고 있다. 이번 제주 '무형유산 정부간 위원회' 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몫으로 된 심사위원 한 자리를 선거로 선출하는데, 한국을 비롯해 3개국에서 입후보했다.

문화재청에서는 신청 서류상의 문제가 있어 후보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무형문화연구소가 문화재청에 처음 제출한 서류는 별도 설립한 사단법인인 '무형문화연구원'의 이름으로 제출했다"며 "그러나 유네스코 인가 NGO 명칭은 무형문화연구소여서 이를 정정하라고 유선으로 안내해 유네스코에 서류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무형문화연구소와 무형문화연구원이 한 단체인 것으로 알았으나, 별도의 단체라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유네스코에 제출한 후보 등록 서류에는 '무형문화연구소'로, 이에 앞서 문화재청이 받은 신청 서류에는 '무형문화연구원'으로 돼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유네스코에 후보를 교체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또 '왜 10월9일 유네스코 후보 등록 마감 이전에 유네스코 외에 문화재청에 제출할 서류까지도 모두 다시 내라고 무형문화연구소 측에 통보하지 않았나'라는 물음에는 "무형문화연구소를 회의를 거쳐 9월말 후보로 선정한 이후, 등록 마감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이 겹쳐 서류를 다시 받을 물리적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다.

무형문화재연구소는 이런 문화재청의 해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형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후보 선정 이후 문화재청장과 면담이 10월3일로 예정돼 있었다가, 일정이 맞지 않아 면담이 등록 마감일 이후인 10월10일로 연기돼 이뤄졌다"며 "이 자리에서도 문화재청장은 '축하한다. 잘 해보자'고 격려했는데 갑자기 후보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문화재청이 NGO 활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린피스에서도 보듯이 NGO는 활동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단체를 구성하지만 사실상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재재단도 유네스코에 NGO로 등록된 단체는 맞지만, 과거 우리나라에 NGO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을 때 고육책으로 등록한 것으로 그 실체는 문화재청 산하기관"이라며 "인류무형유산 심사위원을 문화재청이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려고 후보를 산하기관으로 교체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무형문화연구소는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국가 망신을 가져오더라도 문화재청의 무리한 처사를 국제사회에 알릴 수밖에 없다"며 "제주에서 개최되는 이번 유네스코 정부간 위원회 회의와 NGO 포럼에서부터 이런 사실을 알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적으로는 관련 학계의 서명 운동과 함께 문화재청의 일방적 후보교체에 대한 법적 심판을 받아 볼 것"이라며 "이런 행동이 길게 보면 우리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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