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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재산 지키고 사면권 얻어"…분노 확산

"무가베는 건국 대통령"…불명예 해외망명 '거부'
"저택·국외부동산 소유권 유지 협상 군부와 타결"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11-23 15:11 송고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과 그의 아내 그레이스. © AFP=뉴스1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과 그의 아내 그레이스. © AFP=뉴스1

불명예 퇴진한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과 그의 아내 그레이스가 수도 하라레에 계속 거주하면서 사면권을 얻고 재산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날 무가베 전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인 조지 차람바를 인용해 무가베가 하라레 소재 자택에서 회고록을 집필하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군부와 집권당 압박에 못이겨 사임한 무가베 전 대통령이 왜 예상대로 해외 망명길에 나서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 차람바 보좌관은 "그가 그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면서 "무가베는 건국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차람바 보좌관은 무가베가 중국의 마오쩌둥처럼 짐바브웨의 국가적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가베 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명예를 지키며 짐바브웨를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협상을 군부와 타결했다고 설명했다.
무가베에 뒤이어 대권에 오르려는 야욕으로 지난 14일 쿠데타에 말미를 제공한 그레이스는 무가베 가족의 낙농 사업을 관리하고 무가베 이름을 딴 대학을 설립하는 등 '매우 바쁘게 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에 따르면 무가베 전 대통령은 지난 37년 동안의 통치 기간에 모아온 막대한 자산도 지킬 수 있게 됐다.

특히 침실만 25개인 하라레의 거대 저택, 소위 '블루 루프'(파란 지붕이라는 뜻)는 물론 홍콩과 요하네스버그 인근의 국외 부동산 등도 소유권을 유지하게 됐다. 무가베 일가는 짐바브웨 최대 지주다.

차람바 보좌관은 무가베 측이 군부와 정당으로부터 기존 자산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보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무가베 전 대통령의 반대파를 중심으로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가난에 시달린 짐바브웨인들을 외면하고 호화 저택에 산 무가베 전 대통령을 법률로 처벌해야 정의가 구현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일부 주민들은 무가베 전 대통령의 자산 몰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무가베 전 대통령은 약 1주간의 권력 이양 기간 동안 침착함을 유지했다고 차람바 보좌관은 말했다.

차람바 보좌관은 "무가베가 발끈했던 때는 우리가 그에게 탄핵과 관련해 얘기했을 때뿐이었다"며 "무가베는 '그들은 내가 이미 사의를 표명했는데도 왜 이런 짓을 하는가? 난 그들이 범죄 운운하며 내 역사에 먹칠하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무가베 전 대통령과 그레이스의 결혼 관계는 아직 견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이스는 무가베 전 대통령의 위기가 자신으로 인해 촉발된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한 자세를 보였다고 차람바 보좌관은 부연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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