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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풀이③]리듬파워 "친구라서 가능한 팀워크…주먹다짐 딱 한번"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김민지 기자 | 2017-11-23 11:12 송고 | 2017-11-23 14:04 최종수정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행주(왼쪽부터), 지구인, 보이 비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행주(왼쪽부터), 지구인, 보이 비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 뒤풀이: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

공들인 프로젝트 또는 앨범, 작품을 끝낸 이들이 회포를 푸는 '뒤풀이' 자리에 직접 찾아가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작품을 완성시킨 이들의 작업 과정을 조금 더 '딥(DEEP)'하게 들어보고, 뒤풀이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들을 전해드립니다.


"뒤늦게 높아진 인지도요? 언젠가 우리가 제대로 한 번은 보여줄 자신은 늘 있었어요."(리듬파워)

리듬파워(보이비, 지구인, 행주)는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다. 성격도, 스타일도 달랐던 세 사람은 오직 '음악'으로 똘똘 뭉쳤다. 세 사람은 개인적인 음악을 할 땐 확고한 신념이 있지만 리듬파워로 뭉칠때만큼은 잡음 없이 뜻이 통했다. 유쾌하고 어깨가 들썩이는 멜로디와 자신감 넘치는 스웨그, 그것이 리듬파워만의 독보적인 색깔이다.

리듬파워는 22일 지난 2월 발표한 '방사능' 이후 9개월만에 신곡 '동성로'를 발표했다. 보이비의 반전 음색으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단번에 귀를 사로잡았고, 행사차 간 동성로에서 파티를 벌이겠다는 세 남자의 당찬 포부(?)가 유쾌하게 담겼다. 이 곡에는 소속사 식구인 크러쉬가 피처링했다.
'동성로'는 멤버 행주가 지난 9월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6'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처음으로 선택한 음악적 행보라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넘쳐나는 힙합 실력자들을 제압하고 정상에 오른 뒤 그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리듬파워에 고스란히 쏠리게 만들었기 때문. 행주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곡 '동성로'의 음악 작업이 완벽히 끝이 난 날, 종종 찾는다는 연남동의 한 펍에서 리듬파워를 만났다. 9개월만에 리듬파워의 이름으로 내는 신곡 작업을 막 끝낸 멤버들의 얼굴에는 살짝 홍조가 띄어있었고 발걸음도 가벼워보였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행주는 콜라를, 보이비와 지구인은 맥주를 주문했다. 멤버들은 신곡 소개와 작업 과정, 리듬파워의 히스토리를 꺼내며 비워진 잔에 웃음과 추억을 채워넣었다.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보이비(왼쪽부터), 지구인, 행주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보이비(왼쪽부터), 지구인, 행주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딥:풀이②]리듬파워 "다듀 형들과 행사량 비슷…어깨펴고 다녀요"에 이어 계속.

Q.신곡 작업이 끝난 기념으로 모였어요.

행주 "녹음이 끝나면 맛있는 걸 먹어요. 지구인이 맛집을 잘 찾아서 믿고 따라가죠."

Q. 특별히 즐겨 찾는 술집이 있나요.

지구인 "저희는 특별히 술집을 정하지는 않아요. 보이면 들어가는 스타일이죠."

보이비 "'술을 마시자'고 하면 셋이 있는 곳 중간 위치에서 만나요."

지구인 "행주가 팬시 차일드 쪽으로 가다 보니 힙한 동네를 찾더라고요. 연남동이라던지.(웃음)"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지구인(왼쪽부터), 행주, 보이 비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지구인(왼쪽부터), 행주, 보이 비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지금은 다 따로 살죠?

행주 "네. 지구인과 보이비는 같은 오피스텔에 살아요. 저는 인천을 지키고 싶어서 아직 안 옮겼어요. 리듬파워가 인천 홍보대사인데 다 떠날 수는 없으니까요.(웃음)"

Q. 얼마 전 행주 SNS에 아메바컬쳐 식구들이 단체로 고가의 시계를 차 화제가 됐어요.

지구인 "행주가 SNS로 시계를 가지고 싶다고 티를 냈어요. 도끼는 자기 아티스트한테 시계를 줬다면서 '우리도 이제 받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무언의 어필을 했죠.(웃음) 개코 형이 제주도에 갔을 때 '너네 그렇게 시계가 가지고 싶니' 그러더니 사주시더라고요."

보이비 "우리만 사준 게 아니고 회사 아티스트들에게 선물해준거예요."

행주 "정말 고맙죠. 디자인은 같아요. 디자인이 다르면 그 안에서 마찰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걸 했죠."

지구인 "같은 걸 구하느라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찼는데 셋 다 차고 있으면 우정 시계 같아서 번갈아가면서 차죠."

보이비 "암묵적으로 그런 게 있어요. '얘가 어제 시계 찼으니까 오늘은 안 차겠지'하면서 계산해서 차요.(웃음)"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지구인(왼쪽부터), 행주, 보이 비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지구인(왼쪽부터), 행주, 보이 비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다이나믹 듀오에 향한 애정이 깊은 것 같아요.

지구인 "우리가 고등학교 때 힙합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다이나믹 듀오 2집이 나왔어요. 그때 CD를 돌려 들으면서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꿈을 키웠죠. 형들이 TV에 나왔을 때 '우리도 할 수 있어. 랩은 위대한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랩을 했었어요.(웃음) 또 다이나믹 듀오가 국군방송을 할 때 우리가 게스트로 나간 적이 있는데 마이크를 부술 정도로 열심히 랩을 했어요. 어필하려고요."

보이비 "힙합 역사를 보면 다이나믹 듀오 같은 팀은 유일무이해요. 그 팀밖에 없어요."

지구인 "동시대 아티스트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최전선에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하죠."

Q. 리듬파워에겐 다이나믹 듀오가 롤모델인가요.

보이비 "롤모델은 아니에요. 저희한테 롤모델은 없어요."

지구인 "DJ DOC나 싸이처럼 '얘네 무대에서 잘 놀아. 신나'라는 이미지는 가지고 싶어요."

보이비 "페스티벌 라인업에 우리가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Q. 세 분은 언제부터 친해지게 됐나요.

지구인 "완전 친해진 건 고3 때부터였고, 고2 때는 2학기 때부터 음악 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행주 "계기를 생각해보면 음악이죠. 그게 아니면 친해질 수 있는 공통점이 없어요. 그거 하나 때문에 이렇게 친해졌어요."  

보이비 "처음엔 둘씩 친했는데 나중에 저희를 같이 묶은 건 한국 힙합이었어요. 다듀, 드렁큰 타이거 덕분이죠."

Q. 친구 셋이 함께 음악을 하는 건 어떤가요.

지구인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서로 배려하는 편이에요. 리더가 있으면 일을 빨리 진행될 수 있지만 우린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 편이죠. 그래도 친구들끼리 해서 나오는 특별한 에너지가 있어요. 조율하는 과정에서 격해질 때도 있었지만 십여 년이 지나니 조용히 삐치고 조용히 풀려요.(웃음)"

보이비 "삐친 본인 빼고 나머지 두 명은 그 사람이 삐친 걸 알죠."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지구인(왼쪽부터), 보이 비, 행주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 11.20. 연남동 봉황당. 리듬파워 지구인(왼쪽부터), 보이 비, 행주 컴백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세 사람이 크게 싸웠을 때도 있나요.

행주 "이건 제가 얘기할게요. 아메바컬쳐랑 계약하고 난 다음이니까 2011년쯤일 거예요. 소속사 사람들이랑 서먹할 시기였는데 회사 송년회를 한다고 직원들이 다 같이 클럽을 갔어요. 어려운 자리였죠. 그런데 그 자리에서 보이비와 지구인이 싸운 거예요. 둘 다 살면서 한 번도 주먹다짐을 해본 적이 없는 애들이라 진짜 깜짝 놀랐죠.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어요."

지구인 "중요한 건 저희 둘 다 취해서 기억을 못 해요.(웃음)"

보이비 "제 생각엔 서로 쌓인 게 있었는데 말 안 하고 삭히고 있다가 터진 것 같아요."

행주 "전 충격이었어요. 처음 봤고, 상상도 못 할 일이고 얘네 둘이라 더 충격이었죠. 다음날 회사에 가서 무릎 꿇었어요. 어쨌든 좋은날 분위기를 망쳤으니까요."

행주 "싸움에서 이긴 건 지구인이었어요."

보이비 "제가 발차기는 되는데 정권에 약해요. 이제 와서 솔직히 얘기하면 지구인이 리치가 길어요. 복싱도 배워서 이제 안 까불죠.(웃음)"

지구인 "말다툼은 진짜 많이 했어요. 요즘에는 그래요. 관계를 계속 이어가니까 '얘는 이런 애, 쟤는 저런 애' 이런 게 보여요. 그래서 피하니까 지금은 부딪힐 일이 적죠. 옛날에는 감정싸움도 엄청 많이 했어요."

보이비 "이제 확실히 보이죠. '이렇게 하면 얘가 안 좋아하는구나' 그런 걸 어느 정도 파악을 하니까 서로 조심하는 것 같아요. 맞을 일도 없고 평화롭습니다."

Q. 세 분 다 학창시절 공부도 잘했어요. 지구인씨는 전교 1등이었다고.

보이비 "공부는 지구인만 잘 했어요."

행주 "저는 공부에 흥미가 없었는데 해야 하니까 한 거예요. 학생이니까 한 거지 공부에 흥미가 없었고 운동은 남들보다 잘했어요. 공부는 많이 해도 잘하는 법은 몰랐죠."

지구인 "제 원래 꿈은 영화감독이었어요."

보이비 "(지구인은) 학창 시절 때 대학을 예상하면 서울대 갈 리스트에 들어가는 친구였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를 잘못 만났죠.(웃음)"

Q.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행주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게 많아요."

지구인 "우리는 스스로 힙합 크루보다는 밴드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처럼 길게 남는 팀 또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hm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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