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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오레이 "가짜 CCTV에 속는 우리들"…개인전 '배후의 조정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11-22 15:16 송고
중국 작가 가오레이(34)가 22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설치작품 '자백'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중국 작가 가오레이(34)가 22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설치작품 '자백'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중국엔 가짜 CCTV가 진짜 많습니다. 우리는 마치 샤워기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듯 권력의 보이지 않는 통제 앞에서 매일 샤워당하고 있습니다."

중국 작가 가오레이(34)는 22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기자와 만나 설치작품 '자백'(Confession)에 관해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이 우리를 감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치작품 '자백'(Confession)은 욕실에 고문도구가 설치돼 있으며 샤워꼭지 위치엔 폐쇄회로 카메라(CCTV)가 놓여 있다. 그는 "가짜라고 하더라도 존재만으로 사람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을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가오레이(34)는 중국 내 신세대를 뜻하는 '바링허우'(八零后) 세대에 속하는 작가다. 그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내한 전시는 2012년 이후 5년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바링(八零)은 '80'을 뜻하고, 허우(后)는 '~이후'를 의미한다. 바링허우 세대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가정 내 '소황제'(외동아들)와 '소공주'(외동딸)로 자라났으며 이기적이면서도 자유롭고 또 인터넷을 잘 활용할 줄 아는 공통점이 있다.

가오레이는 "이번 전시는 작업 공간이 바뀌면서 5년전보다 작품 세계가 달라졌다"라며 "중국 정부가 북경시를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제 작업실을 몰수해 상해로 작업실을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상해에 있는 작업실 근처에 세계적 조립가구 업체인 이케아 공장이 있다. 이케아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비롯해 고산지대의 지게꾼이 쓰던 나무 등 다양한 소재를 써서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중국 후남성(湖南省) 출신인 가오레이는 베이징 중앙미술대 디지털미디어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동물의 박제나 뼈 등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하거나 열쇠 구멍을 통해 엿본 듯한 시점으로 찍은 사진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통해 철학적 질문을 던져왔다.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에는 이케아 가구, 공업용 폐장비 등을 사용해 재판과 고문을 상징한 사진 및 설치작품 18점이 전시된다. 그는 "과거 작품이 권력의 폭력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면 이번 전시는 보다 상징적으로 풀어냈다"면서 "프랑스 철학자 미셀푸코(1926-1984)의 저작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동명의 설치작 '배후의 조정자'는 중국 고사지대 지겟꾼이 짐을 매달아 운반하는 나무에 송전탑에서 절연을 위해 사용하는 애자를 달아놨다. 가오레이는 "골동상에서 구한 나무는 원래 직선이었으나 지겟꾼이 사용하면서 휘어졌다"며 "오랫동안 지속적인 힘이 나무에 가한 흔적을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강은영 기획자는 "가오레이의 작품은 일견 차갑고 질서정연하면서도 모순적인 특징을 띤다"며 "이는 작가가 애정과 냉소, 유머를 동시에 담은 독자적 시각으로 관찰한 현대 사회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시는 중국뿐 아니라 현대사회의 현상을 철학적 시선으로 분석하는 중국의 떠오르는 차세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무료. 문의 (02)541-5701.

설치작품 '캐쳐-커런시'는 이케아에서 생산한 철제 가구 속에 인간의 신체 부분 모형을 가둬놨다. 중국 작가 가오레이(34)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설치작품 '캐쳐-커런시'는 이케아에서 생산한 철제 가구 속에 인간의 신체 부분 모형을 가둬놨다. 중국 작가 가오레이(34)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설치작품 '캐쳐-커런시'는 이케아에서 생산한 철제 가구 속에 인간의 신체 부분 모형을 가둬놨다. 중국 작가 가오레이(34)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설치작품 '캐쳐-커런시'는 이케아에서 생산한 철제 가구 속에 인간의 신체 부분 모형을 가둬놨다. 중국 작가 가오레이(34)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중국 작가 가오레이(34)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중국 작가 가오레이(34)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중국 작가 가오레이(34)가 22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설치작품 '배후의 조정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명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중국 작가 가오레이(34)가 22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설치작품 '배후의 조정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명의 개인전 '배후의 조정자'가 오는 23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2017.11.22/뉴스1 © News1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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