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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시총 5천억달러 돌파-1] 텐센트는 어떤 기업?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11-21 11:09 송고
텐센트 본사 - 구글 갈무리
텐센트 본사 - 구글 갈무리

BAT란 말이 있다. BAT는 중국의 3대 IT업체로 떠오른 바이두(Baidu, 百度), 알리바바(Alibaba, 阿里巴巴), 텐센트(Tencent, 騰訊)를 지칭하는 용어다. 스마트폰과 SNS 시대를 이끄는 미국의 4대 IT업체를 가리키는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에 대한 중국 버전의 신조어다. 

중국에서는 이들을 IT업계의 ‘3대천왕’이라 부른다. 바이두는 검색업체로 우리의 네이버에 해당한다. 알리바바는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미국의 아마존에 자주 비유된다. 텐센트는 게임 및 SNS 업체로, 중국의 ‘국민 SNS’라고 불리는 ‘위챗(WeChat, 微信)’을 보유하고 있다. 위챗은 사용자가 10억 명에 달하는 초거대 SNS로, 미국의 트위터, 우리의 카톡이라고 보면 된다.
◇ 중 IT 기업 패권 알리바바에서 텐센트로 : 텐센트가 아시아 기업 최초로 시총 5000억달러(594조원)를 돌파함에 따라 지금까지 알리바바가 중국 IT 기업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텐센트가 중국 IT기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텐센트의 중국명은 텅쉰이다. 창업자 마화텅(馬化騰)의 텅과 마화텅이 대학 졸업 후 근무했던 랑쉰(朗訊)통신의 쉰을 결합해 만든 것이다. 

영어명인 텐센트는 텐센트가 창업초기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했을 때, 당시 서비스 비용이 건당 1마오(毛), 즉 10펀(分)이어서 ‘텐센트(ten cent, 10센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SNS회사이자 세계 1위 온라인 게임사다. 10억여 명에 이르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PC 버전의 메신저 QQ와 모바일 버전의 위챗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텐센트는 2016년 중국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위로 한 해를 마감했다. 1조6,081억 위안(279조원)으로, 2015년에 비해 순위가 네 단계나 상승하면서 알리바바를 멀찍이 따돌렸다. 이어 2017년에는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548조원)를 돌파했다.  올 들어 주가가 100% 정도 상승한 것이다.  

◇ 다음카카오톡 투자 성공 : 이처럼 놀라운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텐센트의 고속 성장 동력은 우선 메신저 서비스인 ‘QQ’를 통해 수억의 중국인 유저들을 온라인에 집결시키고, 그 관계망을 기반으로 게임 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크로스 파이어’나 ‘던전앤파이터’ 같은 한국 게임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단순히 게임 업체에 멈추지 않았다. 매년 조 단위의 자금을 풀어 공격적 인수합병을 가속화했다.

대표적으로 2011년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 40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2012년 카카오톡에 720억 원을 투자해 14%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로써 2014년 코스닥에 상장한 다음카카오의 2대주주(9.9%)가 됐다.

카카오톡에 대한 투자는 재무적으로도 성공한 것이지만 카카오를 벤치마킹해 위챗에 적용하는 등 기술적 가치를 생각하면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이득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텐센트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마치 벤처캐피털 업체처럼 신생 IT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가장 큰 손이 텐센트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 경쟁력의 핵심은 플랫폼 장악 : 이런 문어발 전략이 가능한 것은 텐센트가 위챗이라는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이제 중국인들에게 없으면 안되는 일상생활의 도구가 됐다. 위챗의 이용자는 9억8000만 명으로 10억 명에 육박하며, 이용자의 50%는 하루 90분 이상 위챗을 사용한다. 

텐센트는 위챗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챗은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아니다. 위챗페이(微信支付) 같은 결제 기능을 갖추면서 점점 더 중국인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민 SNS’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 천하의 애플도 위챗 때문에 중국에서 고전 : 천하의 애플이 중국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도 위챗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위챗은 처음에는 메신저로 시작했으나 차차 영역을 넓혀 현재는 모바일 결제,  계좌 이체 등 거의 모든 것이 다 된다. 사실상의 미니 운용시스템(OS)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위챗은 안드로이드(삼성 갤럭시) 기반이나 iOS(애플 아이폰) 기반 모두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은 사용자들이 아이폰의 운영체계에 이미 익숙해져 안드로이드 기반인 갤럭시로 이동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되는 앱인 위챗이 안드로이드 기반이나 iOS 기반에 상관없이 모두 작동된다. 때문에 아이폰에 충성을 할 필요가 없다. 실제 지난해에만 중국의 아이폰 사용자의 절반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으로 갈아탔다.   

천하의 애플도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바로 위챗을 소유하고 있는 텐센트 때문인 것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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