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 AFP=뉴스1 |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한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집권당 대표직을 박탈당했다고 로이터와 AFP통신이 보도했다.
당은 무가베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짐바브웨 집권 여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 소식통을 인용, 이날 열린 당 지도부 회의 결과 무가베의 대표직 박탈과 그를 대체할 인선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신임 당 대표는 앞서 무가베가 경질했으나 군부 쿠데타를 통해 권력 중심축으로 부상한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무가베가 권력을 이양하려 했던 41세 연하 아내인 그레이스는 당에서 제명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쿠데타를 지지하는 최대 세력인 짐바브웨 해방전쟁 참전용사협회의 크리스 무츠방와 회장은 "ZANU-PF가 무가베를 대통령직에서 축출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의 탄핵은 거스를 수 없는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 짐바브웨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의회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야당은 물론 의회 다수당인 ZANU-PF 지부 10곳 중 9곳이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 ZANU-PF 당직자인 오베르트 음포푸는 "우리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무가베를 '떠나는 대통령'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무가베의 아내와 측근들은 권력을 찬탈하고 국가 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무가베의 노쇠한 상태를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직과 ZANU-PF에서의 대표직 소환을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짐바브웨 군부 쿠데타는 이날로 발생 엿새째다. 군부는 탱크와 병력을 동원해 하라레 거리와 의회, 대통령 사저를 점령하고 무가베를 가택 연금했다.
이는 무가베가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을 경질하고 아내인 그레이스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하면서 촉발됐다. 그레이스의 권력 승계를 반대하던 군부로부터 암묵적 지원을 받던 음난가그와는 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이전부터 그레이스와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짐바브웨 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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