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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거지도 모바일 결제하는 나라, 중국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11-18 10:40 송고 | 2017-11-18 18:20 최종수정
거지가 QR코드를 가슴에 걸고 동냥을 하고 있다 - 위챗 갈무리
거지가 QR코드를 가슴에 걸고 동냥을 하고 있다 - 위챗 갈무리

중국에서는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대로 거지도 모바일 결제를 한다. 한마디로 '첨단 거지'다. 

이는 중국의 모바일 생태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에는 약 13억 대의 휴대폰이 보급돼 있다. 중국은 이 모바일 기반을 이용해 신용카드를 넘어 곧바로 모바일 결제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선전화 단계를 넘어 곧바로 무선전화로 넘어간 것과 같다. 아프리카는 전화선을 까는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요한 유선전화의 단계를 생략하고 무선기지국만 있으면 되는 휴대폰 단계로 바로 넘어갔다.   

모바일 결제는 카드 결제보다 더 발전된 형태다. 우리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카드를 꺼내 결제를 한다. 5만원이 넘을 경우, 사인도 해야 한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는 휴대폰에 상품의 QR코드만 읽히면 그걸로 끝이다. 더 간편한 시스템이다.   

불과 수년 만에 중국 대륙이 모바일 결제 천하가 된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텐센트의 위챗페이는 복잡한 인증 과정 없이 정사각형의 QR코드만 스캔하면 바로 결제가 끝난다.
대형 할인점이나 일반 상가뿐 아니라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심지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구걸하는 ‘첨단 거지’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올 정도다.

노점상에서 모바일 결제를 하고 있는 외국인들 - 구글 갈무리
노점상에서 모바일 결제를 하고 있는 외국인들 - 구글 갈무리
   
모바일 결제가 워낙 편하기 때문에 상인들의 현금 선호도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중국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손님이 건넨 지폐가 위폐인지 확인하려고 불빛에 이리저리 비춰보거나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져보는 가게 주인을 봤을 것이다. 가게 주인들은 이제 위폐를 받을 위험도 없고, 거스름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금 결제보다 모바일 결제를 선호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는 현금을 안 받으려는 가게들이 늘면서 당국이 '현금 거부 업체' 신고 센터를 개설할 정도다.

중국이 모바일 결제 강국이 된 데는 IT 분야에서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고, 신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생활 보호가 경시되는 사회 분위기도 모바일 시장 팽창에 한 몫 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 경제를 한 수 아래로 여긴다. 그러나 중국 경제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또 하나의 얼굴이 있다. '혁신 중국'이라 불러야 할 신산업 생태계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베끼지만 다른 한쪽에선 최첨단을 달린다.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압도적인 선두다.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 결제는 60조위안(1경원)에 육박했다. 이는 미국의 50배다. 애플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중국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 정도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미국을 베꼈다. 이제는 미국이 중국을 베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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