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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지는' 안철수-유승민 합칠 수 있을까…'산 넘어 산'

劉의 호남 유화 제스쳐…安측 "정치연대 등 가능"
"선거연대 안돼" 호남 중진 반발·정체성도 걸림돌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7-11-14 20:00 송고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웃고 있다. 2017.11.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웃고 있다. 2017.11.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 대선에서 함께 후보로 뛰었던 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회동을 하면서 두 당의 통합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당장 서로에게 통합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책 연대 등 성과에 따라 통합론에 다시 불이 지펴질 가능성이 있다.

유승민 대표는 취임 인사차 이날 오후 국회에서 30여분간 안철수 대표를 찾았다. 유 대표가 전날(13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당선된지 하루 만이다.

이날 만남에서는 우선 두 당이 진행해온 정책연대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나아가 선거연대도 해볼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유 대표는 선거연대에 관해 아직 국민의당의 의지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며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지만, 국민의당 논의 결과 등을 확인한 뒤 선거연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두 당의 통합 추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 대표는 전날 중도보수통합의 시기를 12월 중순쯤으로 예상했고, 앞서 안 대표와 가까운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도 12월 중순 통합론을 거론한 바 있다.

유 대표가 '호남 관련 발언은 지역주의를 극복하자는 뜻이었다'고 말한 것도 선거연대 및 통합에 부정적인 국민의당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안 대표는 필요하다면 오는 21일 끝장토론 때 유 대표가 이를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현재 유 대표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는 것도 국민의당에게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통합 가능성을 점치는 쪽에서는 두 사람의 정치적 지향의 공통분모가 많다는 데 강조점을 둔다.

과거보다 두 사람의 색깔이 비슷해졌다는 것이다. 앞서 유 대표가 강조한 공화주의(共和主義) 가치를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이 언급하자, 안 대표가 이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이날 만남에서는 안 대표가 바른정당을 지칭해 언급한 '개혁의 파트너'에 관심이 모였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안 대표가 '개혁의 파트너'라는 말을 했는데 굉장히 의미있는 워딩"이라며 "정책연대, 선거연대, 정치연대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통합이라는 말은 피했지만 선거연대보다 높은 수준의 정치연대에 문을 열어놓고,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안 대표는 중도개혁을 기치로 국민의당이 외연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 대표는 안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를 의식한 듯 "두 당 모두 야당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견제·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어떻게 같이 할 수 있을지 대화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경상보조금 지급일인 15일 전에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가면서,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재정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통합 추진에 합의하더라도 그 과정은 '산 넘어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민의당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극심히다. 이들은 선거연대에도 부정적이다. 통합 논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들은 탈당·분당을 시사한 바 있다.

호남 중진인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바른정당 대표로서 바른 길을 가시길 바라며 YS식 3당 통합 제의를 우리 국민의당에 안 해 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두 당은 정체성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단적으로 안보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 및 남북교류와 협력을 주장하고 있지만, 바른정당은 대화보다는 대북 압박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햇볕정책을 포기하거나 호남을 외면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정체성들을 지켜가면서도 외연확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는 '우클릭'으로 비쳐, 상대적으로 국민의당의 호남색이 빠진다고 우려할 수 있다. 이는 곧 지역구에서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대목이다.

21일 국민의당 끝장토론에서는 안철수계와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연애'(연대)를 시작한 두 당이 '결혼'(통합)에 골인할 수 있을지는 당장 국민의당 끝장토론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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