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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가 뒤덮은 물질은 ‘시멘트’…수사 의뢰키로(종합)

해녀 “누가 억한 심정으로”…세척 등 방제작업 계획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7-11-13 13:56 송고
6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해안가 일대가 시멘트로 추정되는 회색 물질로 뒤덮혀 있다. 제주시와 제주보건환경연구원들이 해안가 시료를 채취해 가는 등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2017.11.6/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6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해안가 일대가 시멘트로 추정되는 회색 물질로 뒤덮혀 있다. 제주시와 제주보건환경연구원들이 해안가 시료를 채취해 가는 등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2017.11.6/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제주 해안가를 뒤덮은 회색물질이 시멘트인 것으로 확인돼 유입경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특별차지도보건환경연구원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포구 일대 약 990㎡ 해안가의 검은 갯바위가 회색으로 변해버린 이유는 시멘트성분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건환경연구원이 회색물질을 채취해 기존 시멘트 성분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물질에는 칼슘(Ca)이 69%나 함유돼 있어 시멘트 칼슘 함유량(77%)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비교를 위해 바닷물에 시멘트를 섞어본 결과 칼슘 함유량이 75%으로, 만조 때 시멘트성분에 바닷물이 닿으면서 칼슘량이 감소했다는 추측이 도출됐다.

뿐만 아니라 규소와 알루미늄 등도 시멘트 성분량과 비슷한 값으로 분석됐다.

6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해안가 일대 현무암들이 회색 물질로 뒤덮혀 있다. 제주시와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은 해안가 시료를 채취해 가는 등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2017.11.06/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6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해안가 일대 현무암들이 회색 물질로 뒤덮혀 있다. 제주시와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은 해안가 시료를 채취해 가는 등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2017.11.06/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지난 6일 현장 조사에서 곳곳에 건설 폐기물이 있는 것으로 비춰볼 때 시멘트성분일 것이라고 추측했던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시료 분석 결과 시멘트 가루가 맞았다”며 “주변 도로나 공사현장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환경지도과 관계자는 “시멘트 성분을 누가 고의적으로 투기한 것인지 주변에서 유입된 것인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제주자치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폐기물관리법이나 해양오염방지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데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시 해양수산과는 오염물질이 시멘트로 확인됨에 따라 해당 지역 해녀 및 어민들과 의견을 조율해 세척작업을 하는 등 방제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판포포구 해안가 오염 사건은 지난 2일 해양쓰레기 조사 작업을 하던 김지환 업사이클링 공방 바다쓰기 대표에 의해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는 갯바위뿐 아니라 식물들도 생명력을 잃은 채 회색물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3년간 이곳을 4차례 방문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밝힌 김 대표는 “바다 쪽은 괜찮은데 유독 도로 인근쪽이 심한 걸로 보아 주변에 방치돼 있던 공사 잔해가 강풍에 휩쓸려 해안가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개발로 인한 파괴인지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대책 마련이 필요해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해안가 일대를 마을공동어장으로 사용하는 판포리 해녀회 관계자는 “백화현상인줄 알았는데 시멘트라는 얘기를 들으니 믿을 수가 없다. 누가 억한 심정으로 우리 삶의 터전에 시멘트를 뿌렸겠느냐”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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