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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서원 "하지원과 19세차 멜로? 부담감 보다 책임감 느꼈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7-11-12 10:03 송고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이서원이라는 신인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지난 2015년 방송된 JTBC '송곳'으로 데뷔한 후 송중기, 박보검 등 한류배우가 소속된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고 이후 KBS2 '뮤직뱅크' MC를 맡은 데 이어 '함부로 애틋하게'와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 잇따라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가 MBC '병원선'을 이끄는  주연이 된 것은 데뷔한지 약 2년 만에, 네 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뒤 이뤄진 일이었다. 

'병원선'은 배우 하지원의 첫 메디컬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았고, 이서원은 하지원과 멜로라인을 이루는 한 명의 남자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의 실제 나이 차이가 19세 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서원에게 '병원선'은 주연배우로서의 자격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검증받아야 하는 작품이 됐다. "주위의 우려에도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이 컸다"던 그는, 다소 의연하게 '병원선'에 올랐던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이서원은 김재걸이라는 인물을 통해 스스로도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김재걸은 '병원선'에서 지방 소재의 유명한 종합병원장의 아들이자 한의사로 형의 죽음에 대한 상처와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찬, 상처가 많은 인물. 김재걸이 송은재(하지원 분), 곽현(강민혁 분)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치유받고 의사로서도 성숙해 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서원 역시도 배우로 한층 단단해졌다. "언젠가 소속사 선배인 송중기, 박보검 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그의 꿈이 멀지 않게 느껴졌다.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병원선'의 김재걸은 신인으로서는 쉽게 캐스팅 될 수 없는 배역이기도 하다. 하지원, 강민혁과 함께 '병원선'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어땠나. 하지원과의 러브라인 등 때문에 부담감이 컸을 것도 같은데. 
A. 저는 이 역할을 맡게 됐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좋은 작품에 신인인 제가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고, 그래서 그런지 책임감이 생겼다. 많은 분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는지 물어봐주시는데 사실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들었다. 책임감 또한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을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병원선'이라는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고 스스로도 놀라웠다.

Q. 강민혁, 이서원이 하지원과 멜로 라인이 있는 관계로 등장한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두 사람의 연기력이 걱정된다기 보다, 실제 나이 차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과연 케미스트리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부분 때문이었다. 이 역할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데 주위에서 지나치게 우려하니 서운했던 부분은 없었나.
A. 속상하고 서운하다기 보다 걱정이 됐다. 워낙 대선배이신 데다 제 연기력이 행여나 폐를 끼칠까봐 걱정이 되더라. 하지원 선배 뿐만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모든 장면에도 폐가 되진 않을까 싶었다. 나 때문에 그 분들이 연기에 집중이 안 되시면 어떡하나 싶었고 동시에 부족하니까 노력해서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고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이에 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노력하면 (작품에) 뒷받침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Q.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역임에도 제작진은 왜 이서원이라는 배우를 김재걸 역에 캐스팅했을까. 
A. 오디션을 총 두 번 봤다. 두 번째 때 감독님께서 '재걸이 대사 한 번 읽어봐' 하셔서 읽게 됐다. 처음으로 재걸이가 돼서 대사를 전하게 됐다. 그 대사를 들으시더니 감독님이 단도직입적으로 '마음에 든다. 널 쓰고 싶다'고 하시더라. 벙쪘다. 그래서 저를 왜 재걸이로 캐스팅 하셨냐 여쭤봤는데 저에게서 재걸이가 보였다고 하시더라. 억압돼 있는 병원장의 아들의 모습이 표면적으로 보였고 애어른 같은 면이 보였다고 하더라.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김재걸은 30대 초반의 한의사다. 1997년생, 21세의 이서원이 30대 캐릭터를 연기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도 같다. 
A. 처음에 김재걸이 30대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아는 형들에게 모두 전화해서 30대 초반에 어땠냐고 물었다. 한의원에 가서도 그분들이 30대 때 어땠는지 한의사들에게도 자문도 구해봤다. 그러다가 재걸이가 왜 서른 두살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작가님께 왜 재걸이가 서른 두살인지 여쭤봤는데 작가님께서 재걸이를 어른과 청년의 사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하더라. 나이는 어른 같지만 정신적으로는 청년이라고 보셨다고 한다. '병원선'이 끝날 때쯤이면 재걸이도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텐데, 초반에는 서른 두살이지만 생각은 지금 제 나이 또래의 생각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Q. 김재걸도 그렇고 전작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의 서찬영도 열등감과 상처가 많은 인물이었다. 연기를 해야 하는 배우로서 상처나 아픔의 깊이에 공감하기 힘들진 않았나. 
A. 사실 연기를 하면서는 모든 캐릭터를 처음 경험해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경험이 부족한데 과연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고 어떻게 이해를 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어릴 적부터 만화책을 많이 봤고 시간이 지나서는 소설책을 많이 읽었다. 나중엔 다큐멘터리를 자주 봤는데 글이나 영상을 자주 보다 보면서 공감능력이 많이 발전을 한 것 같다. 어른들은 만화책을 많이 읽지 말라고 하시는데 상상력을 키우는 데는 만화책이 최고인 것 같다. 창의력은 자유로울 때 생기는 것도 같다. 

Q. 의학드라마라는 장르 뿐만 아니라 한의사 역도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장르, 캐릭터인 데다 거제도에서 내내 촬영하다 보니 촬영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A. 물론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의학드라마는 굉장히 신기하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또 병원선이라는 공간이 특별했다.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병원선에 어떤 마음을 갖고 타야 하는지 고민했다. 결말 쯤엔 재걸이도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정답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재걸이와 곽현이 치유될 수 있었고 의사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병원선 덕분이었다. 배우로서도 이 경험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30대를 연기하다 보니 병원선에 탔던 시간들이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다. 많은 분들께 재차 말씀드렸는데 정말 꿈 속에 있다가 온 것 같다.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다. 그 덕에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에서 있었던 '뮤직뱅크' 촬영도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다.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11.09. 강남 가로수길 MBC 드라마 '병원선' 배우 이서원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하지원이 워낙 대선배다. 나이 뿐만 아니라 경력에서도 워낙 차이가 나는 대선배인데, 연기하는 것 자체가 어렵거나 조심스럽진 않았나. 배역과 장면을 책임지고 있는 한 명의 배우로서 의견을 내기가 어렵거나 하진 않았는지. 
A. 그런 고충은 절대 없었다. '병원선'에선 하지원 선배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 배우들과도 대화로서 모든 게 다 풀렸다. 그런 고충을 느낄 새도 없이 대화가 오고 갓다. 어렵다거나 할 수 없는 이유가 정말 사소한 것 까지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어색함이랄 것도 없었고 어려움 없이 마냥 즐기고 행복하게 서로서로 웃으면서 촬영했다.

Q. '병원선'은 의학드라마이면서 멜로드라마이기도 했다. 멜로라인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크게 얻지 못했다. 이런 점이 아쉽진 않았나.
A. 아쉽다기 보다 안타깝다. 색안경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는 시선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드라마는 메디컬 드라마이면서 로맨스를 중점적으로 갖고 갔지만 분명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그래서 시청률 1위도 했다. 모두가 좋아해주신 것은 아니지만 멜로라인을 이해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좋았다. 

Q. 김재걸의 사랑은 짝사랑으로 끝이 났다. 이에 대해 아쉽진 않았을까. 
A. 재걸이와 가장 친한 친구가 사랑하는 여자와 맺어지는데 둘의 사랑을 축복해주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사랑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점에서 정말 작가님이 재걸이에게 최고의 엔딩을 주셨구나 싶다. 그렇게 재걸이는 성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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