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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투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2017-11-05 15:36 송고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인 부산 F1963© News1 윤슬빈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인 부산 F1963© News1 윤슬빈

'공장으로 여행 간다?'

최근 삭막하기만 할 것 같던 공장들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하려는 공장들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으스스할 수 있던 폐공장은 제법 그럴 듯한 공연장과 전시관으로 바뀌고, 딱딱한 분위기일 것 같은 주류 생산 공장들은 시음은 물론 재미난 이야기가 넘치는 투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건물의 형태와 골조를 유지한 채 공간의 사용 용도의 특성에 맞춰 구획을 나눴다.© News1 윤슬빈 기자
기존 건물의 형태와 골조를 유지한 채 공간의 사용 용도의 특성에 맞춰 구획을 나눴다.© News1 윤슬빈 기자

◇와이어공장에서 문화공장으로…부산 'F1963'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와이어로프를 생산했던 공장이다. 생산 시절을 외지로 이전하게 되면서, 원래 이곳은 민간이 매각해서 아파트를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2016년 9월 부산비엔날레가 개최됐을 당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그 계기로 전시, 공연, 휴식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옛 공장의 흔적을 고스란히 살린 설계가 인상적이다.© News1 윤슬빈 기자
옛 공장의 흔적을 고스란히 살린 설계가 인상적이다.© News1 윤슬빈 기자
맹종죽 숲 길의 디딤돌은 옛 공장 바닥을 활용했다. © News1 윤슬빈 기자
맹종죽 숲 길의 디딤돌은 옛 공장 바닥을 활용했다. © News1 윤슬빈 기자

공장 주변에 맹종죽 숲을 만들고 공장 바닥의 콘크리트를 잘라 조경석과 디딤돌로 활용했다. 공장 지붕을 받치던 나무는 방문객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벤치로 바꿨다.

이곳에 입점한 매장들은 '원재료를 완제품으로 만들어낸다'는 공장 개념의 콘셉트를 지니고 있다. 원두를 커피로 만드는 카페인 '테라로사', 쌀을 막걸리로 만드는 수제 막걸리 집인 '복순도가', 보리와 밀을 맥주로 만드는 맥줏집인 '프라하 994' 등의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테라로사 매장 앞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테라로사 매장 앞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공장에서 사용하던 자재를 그대로 살린 내부 인테리어© News1 윤슬빈 기자
공장에서 사용하던 자재를 그대로 살린 내부 인테리어© News1 윤슬빈 기자
테라로사는 현재 부산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테라로사는 현재 부산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특히 강릉에서 시작된 유명한 커피공장이자 카페인 테라로사는 공장에서 사용하던 자재를 그대로 살린 내부 인테리어가 압권이다. 내부 곳곳 예술 관련 서적들도 많다. 커피뿐 아니라 갓 구운 빵도 판매해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인기다. 이밖에 국내 최대 중고서점도 있다. 예스24 F1963점은 문학, 인문, 역사, 경제 등 24개의 분야별 중고도서 약 20만권을 갖추고 있다.

전 세계 술을 한자리에 모아 둔 굿데이뮤지엄© News1
전 세계 술을 한자리에 모아 둔 굿데이뮤지엄© News1

◇전 세계 술이 여기 다 모였네…창원 '굿데이 뮤지엄'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에 있는 굿데이 뮤지엄은 종합주류업체 무학의 소주 생산과정과 세계의 술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의 투어는 생산공장 관람부터 시작된다. 이곳에선 하루에 70만병이 생산된다. 직원은 20명 정도로 설비 대부분은 기계화돼 있다. 소주 공병이 세 번의 철저한 세척 후 '좋은데이' 스티커가 붙어 나가는 과정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됫병 소주들© News1 윤슬빈 기자
추억 속으로 사라진 됫병 소주들© News1 윤슬빈 기자
러시아 보드카. 각 테마관별로 수 많은 나라별 술을 볼 수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러시아 보드카. 각 테마관별로 수 많은 나라별 술을 볼 수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전 세계 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는 술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해설가는 술의 기원과 어원, 종류를 상세히 설명해준다. 테마관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로 나뉘며 국가별 대표 주류와 그에 얽힌 이야기, 나라별로 갖고 있는 술문화까지 알게 된다. 그저 술 이야기인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를만큼 흥미진진하다.

옛 댓포집을 재현해 놓았다.© News1 윤슬빈 기자
옛 댓포집을 재현해 놓았다.© News1 윤슬빈 기자

전시가 끝날 때쯤 1970년대 주향 마산의 모습과 무학의 과거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 나타난다. 양은 주전자와 소주잔, 재더러이가 올려져 있는 술상과 무학 상회, 무삭 양조장, 무학 대폿집의 정겨운 모습은 중장년층에게 그리움을 젊은이들에게는 신선함을 준다. 견학신청은 일주일 전 홈페이지나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하면 된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 News1 윤슬빈 기자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 News1 윤슬빈 기자

◇무제한으로 수제 맥주 즐겨볼까…음성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란 이름에서부터 자부심이 느껴진다. 창업자는 한국을 대표하고 농가랑 공존할 수 있는 맥주 공장을 이곳을 세운다. 충북 음성에 공장을 세운 이유는 물 때문이었다. 국내에 물 맑기로 유명한 8곳의 지역의 물을 영국, 미국, 뉴질랜드 등의 물 전문 시험기관에 의뢰한 결과 음성이 가장 맑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맥주 브랜드들© News1 윤슬빈 기자
이곳에서 생산되는 맥주 브랜드들© News1 윤슬빈 기자
투어 후 시음 맥주와 함께 제공되는 소시지© News1 윤슬빈 기자
투어 후 시음 맥주와 함께 제공되는 소시지© News1 윤슬빈 기자

부엉이 맥주로 잘 알려진 히타치노 네스트와 협업해 수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맥주는 미국, 프랑스 , 벨기에, 독일 방식으로 만들어 진다. 둘러보다 보면 알게되지만, 맥주 생산 공장이라기 보단 복합 문화 공간에 가깝다. 투어 프로그램은 마스터 투어, 드라이브 투어, 클래식 투어 등 세가지로 구성됐다. 투어 프로그램으로 맥주의 생산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들으며 이해할 수 있고, 숙성실에서 갓 뽑은 생맥주를 맛볼 수도 있다.

맥주의 원재료. 홉과  다양한 맥아보리© News1
맥주의 원재료. 홉과  다양한 맥아보리© News1

맥주 공장에서 나는 냄새는 식혜 만들 때와 비슷하다. 보리를 이용해 만들어진 맥주는 엿기름으로 만드는 식혜와 제조 과정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폐기물은 주변 소 농장의 여물로 기부된다. 찌꺼기들은 맥주로 발효되기 이전에 나오기 때문에 알코올 성분이 전혀 없다. 

마스터 투어의 경우 헤드 브류마스터(총 관리자)와 생산 기술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또 맥주 애호가를 위해 2시간 무제한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B.I.P 티켓'도 마련돼 있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탭룸에서 제공하는 모든 종류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투어 일정은 매달 말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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