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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3% 전망에 반기들었다 망신살만 뻗친 한경연

한경연 "규제·법인세로 투자 꺾였다"며 2.9%→2.8% 낮춰
자신 있다는 기업 설비·투자 분석 예상 완전히 빗나가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17-10-26 18:31 송고 | 2017-10-26 18:39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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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회복과 수출·설비투자 호조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한다."(지난 19일 한국은행 수정 경제전망)
"투자 증가세 둔화가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성장 흐름 약화를 주도한다. 올해 성장률은 기존 2.9%(6월 기준)보다 0.1%포인트 낮춘 2.8%."(지난 22일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지난 19일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사흘 뒤, 한국경제연구원은 오히려 전망치를 낮췄다. "부동산 규제와 법인세율 인상이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한다"는 게 한경연의 요지였다. 민간 연구기관 대부분이 지난 2분기 때 내놓은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유독 한경연은 수정 전망치를 따로 발표서 반대 의견을 냈다. 국내 최고 조사 기관으로 꼽히는 한국은행의 분석에 한경연만 일종의 '반기'를 든 셈이다.

한은의 경제전망은, 공표하지는 못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데이터를 실제로 보면서 한다. 이날 한은은 성장률 전망을 올리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상당한 힘을 줬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그래서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민간 연구소들은 한은의 자신이 어디서 나오지를 먼저 살피는 경향도 있다. 구체적인 숫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섣불리, 웬만한 자신 없이는 한은과 반대 방향의 전망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경연 등 민간 연구기관의 낮은 전망치 탓에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선 오히려 한은이 뭇매를 맞았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모든 사람이 경기가 나쁘다고 하는데 한국은행만 (경제 전망이) 엇박자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한은 전망에는 경제 상황 외에 다른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체감 경기와 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데이터에 입각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26일 한국은행이 3분기 경제성장률 1.4%를 발표하면서 한경연의 전망은 보기 좋게 뒤집혔다. 이날 한은은 4분기에 마이너스(-) 0.55% 이상 역성장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성장률 3%는 보장받았다.

특히 한경연은 그들이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부문 분석에서 제대로 헛발질을 했다. 한경연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하는 통계청 공인 기관이다. BSI는 기업들이 경기를 어떻게 보고, 앞으로 투자(설비)를 늘릴 것인지, 말 것인지 집중해 조사한다.

그런데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15.9% 늘었지만, 금리 상승과 법인세율 인상 등으로 하반기엔 8.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14.0%로 수정했다. 지난 7월 발표 때보다 4.5%포인트 높인 수치다.

소수점 아래 숫자의 미세한 차이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경연은 망신살만 뻗쳤다.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잇달아 탈퇴하면서, 산하 기관인 한경연마저 추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연구소 가운데 대기업과 연관된 곳들은 재계를 대변하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며 "연구 풀도 넓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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