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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줍쇼' 벌써 1년①] PD "지난 1년, 실패→성장의 시간…뿌듯"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7-10-19 06:50 송고 | 2017-10-19 09:36 최종수정
JTBC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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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9일 처음 방송한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가 1주년을 맞았다. '연예인들이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을 방문해 한 끼를 얻어먹는다'는 색다른 콘셉트의 프로그램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시청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졌다.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따뜻한 정을 나누는 방송의 진정성이 통했고, 마니아층도 늘어났다. 덕분에 '한끼줍쇼'는 상승세를 탔고 1년이 지난 현재는 시청률 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나드는 인기 예능으로 등극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이 변화를 가장 피부로 느끼는 것은 바로 '한끼줍쇼' 제작진일 터. 18일 방송 1주년을 맞아 방현영 PD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JTBC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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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느새 1주년이다. '한끼줍쇼'가 자리를 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프로그램 기획단계를 함께했던 윤현준 CP를 포함, 작가들 및 스태프들 모두 '한끼줍쇼'가 1년 동안 이어져온 것을 무척 뿌듯해하고 있다. 처음 방송을 시작할 당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던 프로그램인 만큼 1년이라는 시간이 '한끼줍쇼'를 성장시켜온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분들의 이야기와 공감, 호응이 절대적인 만큼 어렵게 출연을 결정해주셨던 식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Q. 지난 1년 사이 '한끼줍쇼'가 시청률 5%를 넘나드는 인기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기획할 때 이렇게 큰 인기를 예상했나.
기획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는 '리얼 요소'를 몸체로 삼았던 만큼 큰 인기를 예상하기는커녕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실제로 첫 회가 실패로 끝났을 때에는 (프로그램이) 계속 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내부적으로 여러 혼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첫 회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재미'가 보였고, MC 이경규와 강호동도 대본 없는 리얼한 촬영을 신선하게 느꼈다. 여기에 2회부터 문을 열어주는 식구가 나타나면서 '한끼줍쇼'가 나아갈 방향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 프로그램은 촬영을 하면서 구체성과 설득력을 만들어온 듯하다.

Q. 일부 시청자들은 '한끼줍쇼'가 민폐 예능이라는 비판도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섭외되지 않은 방문'이라는 방식에는 여전히 위험성이 내재돼 있음을 제작진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 초반부터 이 부분에 대해 원칙을 세웠다. 철저한 동의에 기반해 촬영을 진행하고 개인정보의 제한적 노출을 위해 계속 애를 썼다. 덕분에 이 부분에서 시청자 분들이 많이 이해를 해주신 듯하다. 장소나 환경이 바뀌어 제작진이 시행착오를 겪어온 부분들도 있고, 현재도 계속 배우고 바꿔나가고 있다. 이야기와 공감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인 만큼 방송을 통해 피해를 입으시는 분이 없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철저히 공유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꺼이 문을 열고 마음을 내어주시는 분들께 더 감사할 따름이다.

Q. 이경규, 강호동 외에 다른 고정 멤버를 투입할 계획은 없나.

베테랑 MC인 이경규와 강호동의 존재감이 워낙 큰 데다 '규동'의 아이덴티티가 곧 '한끼줍쇼'가 되어온지 1년이 돼 아직은 그럴 계획이 없다. 1년이 지나도 두 분의 극과 극의 성격과 스타일이 다행히(?) 티격태격한 '케미'를 끊임없이 제조해 프로그램의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두 분의 돈독함도 여전하다.

Q. 지난 1년 동안 방송된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이 있나.

개인적으로는 일본 요코하마를 찾아가 무턱대고 재일동포의 집을 찾았던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랜만에 '밥동무'의 도움 하나 없이 '규동' 둘의 막막한 여정을 담을 수 있었고, 나조차도 자포자기하고 있던 타이밍에 팔 걷어붙인 이경규의 놀라운 활약 덕분에 기적처럼 동포의 집에서 김치수제비를 먹었다. 처음 해외로 나간 만큼 시청자들이 납득할 에피소드를 담기 위해 고민이 많았는데 스태프들이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다른 회차들과 달리 또 다른 몰입도가 있었다는 평가도 제작진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Q. '한끼줍쇼'는 가정집에 찾아가 밥을 달라고 하는 기본적인 그림이 반복된다. 일각에서는 식상하다는 평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형식이 달라질 수도 있을까.

형식이 반복되는 측면에 대해서 제작진도 계속 고민 중이다. 회를 거듭하며 프로그램의 무게중심은 식구들의 한 끼를 매개로 한 이야기에 있고 그 다양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접근방식에 있어 계속 변주를 고민해야 한다고 느낀다. 현대인들의 저녁이 좀 더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는 만큼,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접근하는 여러 방식도 염두에 두고 회의하고 있다.

Q. '한끼줍쇼' 1주년을 맞은 MC 강호동과 이경규의 반응은 어땠나.

이경규와 강호동이 주인공이 돼 만들어졌던 프로그램이라 두 사람의 뿌듯함도 크다. 1주년을 맞아 망원동에 다시 찾아갔을 때 '규동'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년 만에 동네 곳곳이 바뀐 모습들에 고향에 다시 찾아온 것처럼 신기해했고, 다시 만난 시민들도 반가워했다. 시민들과의 소통,  리얼 등 난도 높은 장르를 친근하게 본인들의 것으로 소화해 지금까지 이끌어온 것은 두 분의 저력 덕분이다. '한끼준집' 1000호점까지 가자던 이경규의 예언이 맞아 들어갈지 궁금하다.

Q. 프로그램을 1년 동안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한 프로그램이 론칭 이후 시청자들의 호응을 통해 생명을 얻는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감사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을 통해 듣고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감대에 대한 요구가 크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1년 동안 많은 변화를 통해 지금까지 온 만큼, 앞으로도 시청자분들의 피드백을 잘 반영해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하고 싶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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