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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이자람 "사랑하다 헤어져도 살다 보면 살아진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10-18 18:10 송고
뮤지컬 '서편제' 송화 역 이자람© News1
뮤지컬 '서편제' 송화 역 이자람© News1

"남자친구와는 헤어졌습니다. 오래 사귀기도 했지만 벌써 꽤 오래 전에 헤어졌습니다. 살다 보면 사귀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잖아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주인공 송화 역을 맡은 이자람(38)은 17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작품을 본 남자친구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살다 보면 살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자람이 7년 사귄 연인과 헤어졌음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소리밖에 모르는 아버지 때문에 눈까지 먼 비운의 여인 송화를 압축하는 말이기도 하다. 뮤지컬 서편제 삽입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인 '살다 보면'에 나오는 이 문장은 세상살이의 고단함, 한(恨), 인생 등이 고스란히 농축돼 다 담겨 있다. 이자람은 "심청가보다 뮤지컬 넘버인 '살다 보면'을 부를 때가 가장 긴장된다"고 했다.

이자람은 초연부터 지금까지 여주인공 송화로 활약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제5호인 판소리 '춘향가'와 '적벽가' 이수자인 그는 송화 역을 위해 태어난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살 때부터 소리를 시작한 그는 만 19세에 최연소로 판소리 '춘향가'를 완창해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뮤지컬, 연극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이자람은 2015년 당시 7년째 사귄 연인과 함께 국립극단의 '문제적 인간 연산'(연출 이윤택)에서 출연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그는 연산 역을 맡은 애인과 함께 상대역인 '폐비 윤씨'와 '장녹수' 역할을 동시에 맡아 연기했다.
뮤지컬 '서편제'는 소리꾼 유봉과 그의 딸 송화, 의붓아들 동호가 사라져 가는 판소리를 두고 갈등하며 명맥을 잇는 과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동명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청준의 소설 '서편제'가 원작인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 초연해 2012, 2014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무대다.

그는 "송화에겐 지난한 삶을 견뎌내는 쾌(快)가 있었다"며 "4연을 맞는 이번 무대에서야 소리꾼 이전에 '삶을 버텨낸 한 인간'으로서의 송화와 가까워진 듯 싶다"고 했다. "제가 생각한 송화는 아버지 때문에 눈이 멀지 않았어도 '심청가'의 소리를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자람은 "저는 절대로 송화와 같은 방식으로 득음하고 싶지 않다"며 "작가가 표현한 송화라는 캐릭터를 닮고 싶지도 않았고 닮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판소리는 사실 눈이 머는 아픔을 겪어야 하는 장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서편제'는 11월5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관람료 6만~12만원. 문의 1544-1555.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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