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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에게 '국내 최초 PGA 대회'의 의미는

2000년 무작정 미국 진출…17년간 토대 닦아
'후배' 배상문·김시우 "최경주 선배 보며 꿈 키웠어"

(제주=뉴스1) 권혁준 기자 | 2017-10-18 08:30 송고 | 2017-10-18 14:49 최종수정
최경주(47·SK텔레콤). ⓒ News1
최경주(47·SK텔레콤). ⓒ News1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가슴이 벅차다."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CJ컵 나인브릿지를 앞두고 있는 최경주(47·SK텔레콤)가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베테랑 골퍼의 진심어린 소감이었다.
최경주는 한국 남자골프의 '선구자'다. 모두가 안 될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을 때 과감한 결단력으로 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투어 통산 8승의 업적으로 '성공기'를 이뤘다. 최경주의 진출을 시작으로 다른 한국선수들도 PGA투어에 대한 벽을 허물기 시작했고,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해외투어에서 연일 맹활약하는 여자골프에 비해 그 숫자는 적은 편이지만, 남녀골프의 선수층과 수준차 등을 고려하면 현재 PGA투어에서 남자선수들의 활약도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최경주, 양용은 정도였던 예전에 비해 최근엔 배상문(31), 강성훈(30)의 중간층에 안병훈(26), 왕정훈(22), 김시우(21)까지 선수층도 훨씬 두터워졌다.

이 모든 것을 최경주의 공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첫 걸음을 뗀 최경주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은 확실하다.

최경주는 "한국에서 PGA 정규대회가 열리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고 큰 날개를 다는 느낌"이라면서 "이번 대회는 많은 후배들이 PGA투어에 대한 꿈을 키우는 큰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후배들에 대한 믿음도 확고했다. 그는 "여자 선수들에 비해 그 숫자는 적지만 수준은 결코 안 떨어진다고 본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만큼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나라도 없다"면서 "앞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기술적인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질 수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PGA투어 진출을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을 가다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선배 최경주를 향한 후배들의 존경심도 굳건했다. 귀감이 될 만하고, 앞으로도 본받아야할 '롤모델'이라며 입을 모았다.

배상문은 "골프를 시작한 뒤 최경주 선배님을 보며 꿈을 키웠다. 한국선수가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셨다"면서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시면서 솔선수범하고 계신다. 최경주 선배님같은 선배가 돼 후배들을 이끌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시우도 "주니어 활동을 할 때부터 PGA투어와 최경주 프로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내가 PGA투어에 가게 됐을 때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셨고,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면서 "나에게 더 좋은 길을 열어주신 선배이기에 여전히 존경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자골프에 박세리가 있었다면 남자골프는 최경주가 있었다. '선구자'의 길은 쉽게 선택할 수 없고 그 과정 역시 험난하다. 최경주가 후배들의 존경심을 한몸에 받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최경주가 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2000년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PGA 정규대회가 열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최경주가 묵묵히 길을 만들어갔고 이와함께 남자골프도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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