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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돈세탁 중심지는 '홍콩'…왜 일까?

CNN 보도 "유령기업 통해 금지무역"
북한과 가깝고 규제도 느슨…유령기업 100곳 넘어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7-10-17 15:27 송고
홍콩에서 북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쓰이는 자금들의 돈세탁이 이뤄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사진은 홍콩 도심가 모습. © AFP=뉴스1
홍콩에서 북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쓰이는 자금들의 돈세탁이 이뤄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사진은 홍콩 도심가 모습. © AFP=뉴스1

북한이 홍콩에 100개가 넘는 유령회사를 설립해 핵무기 개발 자금을 세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홍콩 상업구역 완차이를 관통하는 헤네시가(街)에는 그리 높지 않은 이지 커머셜 빌딩이 있다. 이 곳 21층 2103호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자금 유입을 도운 혐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언어포트 홍콩 유한회사'의 사무실 주소다. 

그러나 정작 2103호에는 언어포트와 무관한 기업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남성은 언어포트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CNN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다만 언어포트의 대행업체인 프로리브 컨설턴트 관계자가 종종 우편물을 찾으러 온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엔 전문가 패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언어포트는 북한 라선 경제특구에 자사 소유 은행을 열었다. 국제무역법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월 변호사는 "이것이 유엔 안보리 위반 사안"이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북한의 유령기업은 언어포트뿐만이 아니다. 북한이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하도록 돕는 수많은 기업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북한을 지원한 단둥(丹東) 훙샹실업발전(DHID)의 유령기업 13곳도 홍콩에 있으며, 이중 11곳은 이지 커머셜 빌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보안데이터 분석기업인 C4ADS는 홍콩에 160개의 북한 유령회사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 간 관계를 분석하는 사야리 애널리틱스 역시 100개가 넘는 홍콩 기업이 북한 제재 대상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기업들은 북한 석탄·연료 매매와 무기 판매 등 국제사회가 금지한 무역의 대부분을 진행한다. 시걸 만델커 미 재무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정권은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위해 유령회사와 기타 사기성 금융 관행을 통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한다"고 말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 관계자인 휴 그리피스는 홍콩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함께 북한 관련 유령회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은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국제 금융 중심지"라며 "중국보다 적은 질문을 받고 규제도 느슨하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에서는 최소 1명의 실존 인물과 홍콩에 거주하는 관계자 또는 관계기업만 있다면 법인 설립이 가능하다. 사무실 주소지에는 홍콩 지명을 등록해야 하지만 실제 위치와 달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피스는 이를 두고 "등록된 기업 배후에 있는 인물들의 실제 신원과 국적을 감추려는 북한의 시도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언어포트 역시 관계자 단 1명만 공개 기업정보에 기재돼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여권을 소지한 인물로, 연락처는 기재돼 있지 않다. 

CNN은 현지 경찰 및 금융정보분석원에 유엔 보고서와 관련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개별 사건에 논평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다. 언어포트의 대행업체인 프로리브 컨설턴트 측은 "우리는 고객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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