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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상선 최대 10조 단계 지원…7000억 유증 '신호탄'

선대 대형화 등 추가 자금투입 착수 "연차별 분산 지원"
AT커니 "최대 10조 필요"...최종구 "자금지원 불가피"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2017-10-18 06:05 송고 | 2017-10-18 10:50 최종수정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News1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News1

정부와 채권단이 국내 유일의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대 10조원 규모의 단계적 자금 지원에 사실상 착수했다. 최근 발표한 주주배정 방식의 7000억원 유상증자를 신호탄으로 향후 5년간 매년 연차별로 자금을 투입한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대형화 추세에 대응하고, 고비용·저효율 경영 구조를 바꿔야 현대상선의 장기 생존과 국내 해운산업 재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17일 "국내 해운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유일한 국적 원양 선사인 현대상선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연내 유증 7000억원을 시작으로 연차별·단계별로 자금을 분산해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현대상선이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수장이 현대상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지원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AT커니는 세계 15위권인 현대상선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2년까지 최대 10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향후 5년간 초대형 선박 40여척 발주에 5조6000억원, 컨테이너 150만개 구입에 3조3000억원, 국내외 터미널 인수와 고가 용선 정리에 1조1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도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5년 내 선복량을 100만TEU급으로 확대해 세계 8위권 대형 선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와 채권단에 지원을 요청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현대상선은 애초 연내 필요한 7000억원은 해외 자본 유치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과 진행하던 최대 1조원 규모 지분 투자 협상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13.13%) 등 채권단이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채권단 핵심 관계자는 "블랙록이 지분 투자를 대가로 무리한 담보 제공을 요구해 협상이 깨졌다"며 "해외 투자 유치의 대안으로 채권단 등 주주가 참여하는 유증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중단에는 블랙록의 지분 투자 시 최대주주인 채권단 지분율이 낮아져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되레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증자로 유입되는 4000억원은 새 선박과 터미널을 매입하는 데 활용하고 약 3000억원은 용선료와 연료비 등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이번 유증을 시작으로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자금 지원도 본격화한다. 향후 5년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투자 자금 지원 규모는 수조원에서 최대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부가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때 추산한 현대상선 필요자금이 AT커니 컨설팅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가 투입하는 현대상선 지원 자금의 최종 규모와 투입 주체 등은 내년 6월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자본금 5조원 규모) 설립 논의와 맞물려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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