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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샤넬 혼수철이면 '배짱인상'…가격 거품 커지는데 품질은?

구찌·샤넬 한 해 두 번 인상…오르고 또 올랐다
소비 양극화로 베블런 효과↑…품질은 '기대이하'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김성은 기자 | 2017-10-17 09:57 송고 | 2017-10-17 15:45 최종수정
구찌·샤넬·발렌시아가 로고© News1

구찌·샤넬·발렌시아가 등 해외 브랜드들이 추석 명절을 전후로 거의 대부분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구찌와 샤넬은 올해 두 번에 걸쳐 가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 수요가 증가하는 혼수철만 되면 가격을 줄줄이 올리는 것인데 품질은 수백만원대 가격에 못미치는 수준이어서 허영심을 자극하는 거품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찌·샤넬·발렌시아가 가격인상 랠리…배짱영업 이유는?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지난달 29일부터 향수 등 일부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 가격을 5~10% 인상했다.

최대 가격 인상 폭은 9% 수준으로 인기 라인 'CG마몽백' '뱀부 백' 등의 경우 한번에 20만원 이상 뛰었다. 디오니소스백(스몰)은 249만원에서 262만원으로 5.2% 올랐다.

구찌코리아는 지난 4월에도 일부 핸드백·스몰레더·신발 등 가격을 평균 4% 인상해 올해 들어서만 2번째 가격조정으로 나타났다.

구찌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핸드백과 스몰레더 제품, 신발 등 가격이 지난달 29일부터 평균 7% 인상됐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유에 대해선 "부자재 가격 변동, 환율, 관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글로벌 본사의 가격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샤넬도 올해 두 번에 걸쳐 가격을 인상해 빈축을 샀다. 샤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주요제품 가격을 최대 17% 인상했다.

720만원대 '클래식2.55 라지'는 약 20만원 올랐고 420만원대 '씨씨플리쥬'는 약 10만원 올랐다. 샤넬은 지난 5월에도 지갑 등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을 평균 3~5% 정도 인상한 바 있다. 혼수철이 다가오자 주요제품 가격을 또 올린 것이다.

발렌시아가도 전날(16일)부터 핸드백·액세서리·슈즈 등 거의 전 품목가격을 최대 30% 인상했다. 루이비통·샤넬과 함께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의 경우 지난 1월 '버킨백' '켈리백' 등 주요제품과 스카프 가격을 약 3%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말 평균 7% 인상한 바 있다.

백화점·면세점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연말과 연초, 그리고 봄·가을 혼수철을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가격을 올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사회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과시욕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품의 가격이 비쌀 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베블런 효과는 고소득층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로 제품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사회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 사회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학과 교수는 "과시용으로 고가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늘면서 각 브랜드들간 경쟁사보다 더 고급적인 느낌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가격을 계속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한국인들 사이에 심리적인 부분이 두드러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이비통 핸드백과 지갑의 내피(합성피혁)가 변질되고 벗겨져 흉한 모습© News1

◇루이비통 등 품질문제 터져도 '핑퐁게임'…소비자 '마음고생'

루이비통·샤넬·구찌 등 가격은 이미 수백만원대에 이르는데 가격 인상을 반복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들 브랜드의 품질·사후서비스(A/S)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품질과 사후서비스가 철저할 것이란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한국소비자원 등에 접수된 신고 절반 이상은 품질문제와 수선비용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서 가장 인기 높은 고가브랜드 루이비통 경우 내피를 합성피혁(인조가죽)으로 만들면서 시간이 흐르면 찐득해지고 녹아내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소비자(여·57)는 루이비통 핸드백·지갑을 구매했다 내피 변질 현상이 나타나 A/S를 받고자했지만 프랑스 본사와 한국 지사, 백화점 매장 책임매니저와 서비스센터 상담원의 안일한 대응(핑퐁게임)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루이비통 제품 내피 변질 사례는 블로그·카페게시글 등 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는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어도 무조건 유상 수선만 가능하다면 합당한 근거를 밝혀달라"고 말했다.

루이비통 측은 품질 문제와 무조건적인 유상A/S 정책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취재를 거부했다. 루이비통코리아 지사에 연락을 계속해봤지만 일절 받지 않았다.

구찌코리아 측은 가죽을 포함한 국내 A/S 정책에 대한 문의에 "불량·결함 등 품질 문제로 인정되면 상품 구매일로부터 2년 이내 영수증을 지참하면 무상수선 서비스 또는 교환·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공식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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