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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터치]이재용의 사람들? 미전실 부활? 과연 그럴까

(서울=뉴스1) 서명훈 기자 | 2017-10-16 15:49 송고 | 2017-10-17 13:54 최종수정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격 사퇴 선언으로 삼성 그룹에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17.10.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격 사퇴 선언으로 삼성 그룹에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17.10.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재용의 사람들로 채운다” “미래전략실을 대체할 조직 신설한다”

지난 15일과 16일 삼성 관련 기사는 이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지난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나온 기사들입니다. 권 부회장 사임으로 사장단 인사 폭이 커질 것이고 조직 개편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을 나름대로 풀어쓴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전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이재용의 사람들’이란 대목은 그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합니다. 이건희 회장 시절 학연이나 지연 등을 철저히 뿌리 뽑았고 삼성 내부에는 ‘누구의 사람’이라고 불릴 계파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는 같은 학교 출신들이 모이거나 그 흔한 향우회 같은 모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때 이런 모임을 주도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서까지 계파가 생기는 것을 철저히 막았습니다.

삼성 고위 관계자 역시 “계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삼성 인사시스템의 성과 가운데 하나”라며 “인사 때가 되면 누구의 사람이라는 하마평이 나오곤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이 오히려 어리둥절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합니다.

더 큰 이유는 이재용 부회장이 굳이 자기 사람들 만들 필요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삼성 직원 가운데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서 쓰면 되는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흔히 얘기하는 측근을 만들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은 소외되고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측근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게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전략실을 대체할 조직을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문제로 제기됐던 대관 업무 등을 제외하고 인사와 계열사간 업무조정 등 순기능만을 남긴 형태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시기상조라는 반응입니다.

삼성 관계자는 “미전실을 없앤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며 “어떤 형태가 됐건 미전실 같은 조직이 부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선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미전실을 없앴던 이유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도 아닙니다. 미전실 해체는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에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습니다. 그는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었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에 관해서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을 느꼈다"며 "국민 여러분들께나 의원들께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밝힌 후 실행에 옮겼습니다.

미전실의 전신인 구조조정본부의 경우 2008년 삼성 특검 사건으로 해체됐습니다. 이후 2009년에 전략기획실로 부활했고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미전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결국 11월로 예정된 삼성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현재 이 부회장이 인사는 물론 경영 구상에 몰두하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예전부터 많은 고민을 해 왔겠지만 그 그림을 실행에 옮길 적당한 때는 더더욱 아닙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끌어 갈 삼성의 진짜 모습은 최소한 자유의 몸이 된 이후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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