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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검찰 송치…"제가 대신 지옥에서 불타겠다"(종합2보)

"아내 죽고 약에 취해 제정신 아냐…꿈같이 느껴져"
"아내 죽음의 진실 밝혀달라" 엉뚱한 말도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이원준 기자 | 2017-10-13 14:05 송고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범행 동기가 결국 성욕 해소 목적으로 밝혀진 가운데 조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13일 이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드러낸 이씨는 "천천히 죄를 달게 받겠다"며 사죄했다.
이날 오전 8시56분쯤 서울북부지검에 도착한 이씨는 경찰의 결정에 따라 평소 착용했던 흰색 마스크 없이 민낯을 모두 드러냈다.

이씨는 '딸에게 뭐라고 하며 범행을 저지르도록 시켰냐' '왜 피해 학생을 지목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유서 동영상을 왜 찍었나'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도 이씨는 재차 "죄송하다"며 "제가 이제 정신이 들기 때문에 천천히 벌을 받겠다. 많은 분들께 사죄드리면서 다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살해한 여중생 A양(14)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는 다소 엉뚱한 답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어제도 기도했다. 제가 대신 영원히 지옥에서 불타겠다"며 "(다만) 한가지 부탁이 있다. 제 아내의 죽음, 자살에 대해 진실을 밝혀주십시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남긴 유서 동영상을 통해 "A양이 자신이 먹으려던 약을 먹었다"며 "A양의 죽음은 단순 사고"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영상에서 지난 9월5일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인 최모씨(32)와 관련해 "의붓아버지가 아내를 성폭행해 신고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아내가 자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정작 부인 최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을 유지한 채 검찰청 건물로 들어갔다.

앞서 이씨는 이날 오전 8시20분쯤 검찰로 호송되기 직전 중랑경찰서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내가 죽은 뒤 약에 취해있었고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이씨는 "사죄드리고 천천히 그 죄를 달게 받겠다"며 "더 많은 말과 사죄를 해야 하지만 아직 이 모든 것이 꿈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죄송하다'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경찰서 유치장을 벗어난 이씨는 곧바로 서울북부지검으로 호송됐다.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앞서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모두 5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며 여중생 살해 동기를 추궁했다. 전날 마지막 조사에서는 이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심리 등을 밝혀내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도 투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딸의 친구 A양(14)을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다음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당일 오후 9시 숨진 A양의 시신을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신변을 검찰에 넘긴 뒤 곧바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 송치를 앞두고 경찰은 이씨가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추행하다가 약에서 깬 A양이 저항하자 목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결과 발표에서 경찰이 '부실수사 논란'에 대해 어떻게 해명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경찰이 피해자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무려 21시간 동안 피해자 부모에게 수사를 위한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는 등 초동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씨와는 별도로 시신유기 범행에 가담한 딸 이모양(14)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날 법원은 "이양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시간 여유를 두고 이양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이양에 대한 소환조사나 구속영장 재신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계획을 검토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hanant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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