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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했던 러시아 美 대선개입…'포켓몬고'까지 악용했다

CNN 보도…"러, 흑백분열 조장하는 이벤트 열어"
"페북·트위터뿐만 아니라 유튜브·텀블러도 동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10-13 12:07 송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에 훨씬 더 광범위한 문화적 요소를 악용해 미국인들을 선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는 미국 내 분열을 조성하고자 유튜브와 텀블러, 심지어 선거 기간에 선풍적 인기를 끈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고'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흑인 인권운동 조직을 가장한 러시아 연계 세력이 지난해 인종 간 긴장을 높이고 미국 내 분열을 심고자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유튜브·텀블러·포켓몬고를 이용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CNN이 발견한 러시아 연계 계정은 '우리를 쏘지 말라'(Don't Shoot Us)로,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명칭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름만 보면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인권운동가들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만들어낸 '광범위한 온라인 생태계'라고 방송은 평가했다.

러시아가 제작한 계정들은 정치적 분열을 조장하는 메시지들을 내보냈고 이를 다수의 플랫폼을 통해 강화했다. CNN은 메시지 출처가 단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정보원을 러시아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조사국'(IRA)으로 지목했다.
IRA는 2016년도 대선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 내 분쟁을 조장하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메시지(일명 '트롤링')를 다량 생산해낸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에 거금을 들여 광고를 게재하기도 해 '트롤링 공장'(trolling farm)으로도 불린다. 러시아에 본사를 뒀으며 지금은 기업명을 바꿨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이들의 페이스북 계정은 IRA에 연관된 것으로 파악돼 삭제된 470여개 계정 가운데 하나"라고 확인했다.

포켓몬고는 지난해 7월 이들에 의해 악용됐다. IRA 연계 텀블러 계정이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포켓몬고 콘테스트'를 연 것이다.

콘테스트는 구독자들이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이 있던 곳으로 직접 가서 포켓몬을 잡고 훈련하도록 독려했다.

포켓몬 애칭은 경찰에 의해 희생된 흑인의 이름으로 붙이도록 했다. 상품은 아마존 기프트카드였다.

러시아 연계 세력이 개최한 '포켓몬고' 경연. © News1
러시아 연계 세력이 개최한 '포켓몬고' 경연. © News1

이 콘테스트가 어떤 목적에서 열렸는지는 불분명하다. CNN은 "사람들이 흑인 과잉 진압이 있었던 곳 근처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그들을 화나게 하려 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흑인들에게 경찰 폭력을 강조하는 것은 공권력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백인들로 하여금 흑인을 위협으로 인식하게 하고 백인 유권자를 결집하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난해 백인 유권자 결집에 이익을 본 쪽은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또 '우리를 쏘지 말라'는 지난해 중순 오프라인 시위를 조직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일부 기자들에게도 연락을 취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시도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수사 중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특검과 의회에 관련 정보를 제출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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