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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아저씨의 동행] 음식물 쓰레기로 키워지는 개농장 개들

(서울=뉴스1)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 | 2017-10-13 09:00 송고
좁은 뜬장에 갇혀 집단으로 사육되는 개농장 개들.(사진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News1
좁은 뜬장에 갇혀 집단으로 사육되는 개농장 개들.(사진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News1

대한민국에는 적게는 3000여곳에서 많게는 1만여곳에 이르는 개농장이 있습니다. 그곳의 개들은 식용으로 도축되어 전국의 보신탕집으로 공급이 됩니다.

지난 6월에 경기 양주시의 개농장을 직접 가본 적이 있는데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맡아본 악취 중에서 그런 악취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했습니다. 그 악취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군부대, 학교, 식당 등에서 거둬온 음식물 쓰레기를 개들에게 먹이로 공급하는 것 때문입니다. 냉장시설이 따로 없다보니 상온에서 그냥 보관되어 너무 심하게 부패된 음식물 쓰레기를 항생제만 잔뜩 첨가해 개들에게 먹이기 때문에 나는 냄새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분뇨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입니다. 뜬장으로 되어 있는 견사의 바닥에는 똥과 오줌 등 오물로 가득 찼는데 얼마에 한 번씩 치우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 지저분합니다.

대소변 등 오물로 가득한 개농장 사육시설.(사진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News1
대소변 등 오물로 가득한 개농장 사육시설.(사진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News1

몸보신을 위해 개고기를 먹는 분들은 보신탕집에서 본인들이 먹는 개들이 이런 환경에서 키워지고 있다는 것을 거의 모를 겁니다.
아마도 우리가 어렸을 적 집에서 가족들이 그날 먹다 남은 잔반 정도를 먹으면서 키워지거나 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어느 집이나 그렇듯이 사료를 먹고 키워지는지 알겠지요.

하지만 전혀 그렇게 될 수 없는 것이 가정의 깨끗한 잔반으로는 먹이를 전혀 감당할 수도 없거니와 적게는 100여마리에서 많게는 3000여마리까지 키우는 개농장의 개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하는데 있어서 좋은 사료를 공급해서는 전혀 채산성이 맞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부대, 학교, 식당 등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먹여서 키우는 것이죠. 부패된 음식물을 그냥 먹이면 개들도 살지 못하고 탈이나니까 거기에 항생제를 잔뜩 부어서 먹이는 것입니다.  

부패된 음식물 쓰레기로 공급되는 개먹이.(사진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News1
부패된 음식물 쓰레기로 공급되는 개먹이.(사진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News1

개고기를 먹지 않는 분들중에서는 다른 사람의 먹을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며 개식용을 찬성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잘 아셔야할 것이 개는 농가에서 기르는 가축으로는 인정되지만 소, 돼지, 닭처럼 도축해서 잡아먹는 축산물 위생법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고기는 어떤 음식재료든지 다 할 수 있는 원산지 증명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역설적으로 저렇게 더러운 환경에서 몸에 좋지 않은 항생제가 잔뜩 들어간 음식물 쓰레기들을 먹고 키워진 개들을 도축한 개고기조차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마치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고 위생적으로 가공된 고기를 먹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지요.

예전에 동의보감 같은 곳에서 몸에 좋다고 쓰여졌던 개고기는 지금처럼 집단적으로 개농장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하고 항생제를 잔뜩 먹인 개고기는 아닐 것입니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 선생도 지금 개농장의 비위생적인 환경과 항생제가 잔뜩 섞인 개를 도축해서 잡아먹는 사람들을 보면 "아서라, 말아라. 그건 몸에 전혀 좋지 않느니라"라고 말하겠지요.





다행인 것은 지난 9월 29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음식물 폐기물들이 이렇게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개 등 동물에게 먹이로 공급되어 국민건강을 해치고 전염병의 전파원인이 되는 것을 시정하고자 음식물 등 폐기물을 동물의 먹이나 사료의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최근 해마다 문제가 되어 수천만마리씩 살처분 되고 있는 조류독감이 좁은 케이지에 사육하는 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는 것처럼 비위생적이고 스트레스 받는 개농장의 환경에서 키워지는 개들로 인해 언제 인수공통 전염병이 생겨날지 모르겠습니다.

개로 인한 인수공통전염병은 닭, 돼지, 소와는 달리 큰 대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1000만 반려동물 인구가 모두 그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어디에서도 개농장처럼 좁은 뜬장에서 개들을 집단 사육하는 시설은 없으며 음식물 등 폐기물을 동물의 먹이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물 폐기물의 불허 등 사전의 예방적 조치로 호미로 막을 수도 있는 것을 하지 않아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집단사육되는 개들로 인한 인수공통전염병의 확산이라는 가래로도 못 막는 불안한 사태가 되기 전에 한정애 의원의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통과되길 응원합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와 순심이. © News1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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