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월드 > 동북아

[중국 공산당대회 관전포인트-4]‘시진핑 사상’ 당장 삽입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10-13 07:30 송고 | 2017-10-13 10:12 최종수정
편집자주 중국 공산당대회 개막이 코 앞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 공산당대회 관전포인트]를 시리즈로 마련했다. 1,왕치산의 거취 2,시진핑 집권 연장 3,시자쥔의 대약진 4,시진핑 사상 당장 삽입 5,후계 구도 순으로 연재한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에 ‘시진핑 사상’을 명기하고 싶어 한다.

시 주석은 왜 굳이 ‘시진핑 사상’이라는 단어를 고집할까? 중국 공산당 당장에는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이 명기돼 있다. 장쩌민 전 주석이 주창한 ‘삼개대표론’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도 당장에 포함돼 있지만 두 사람의 이름은 명기돼 있지 않다. 

만약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등재되면 시 주석이 장쩌민, 후진타오와 달리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은 ‘시진핑 사상’이라는 단어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름을 당장에 넣어 자신의 권위를 더욱 높임으로써 장기 집권을 하려는 심모원려의 포석이다.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의 사상이 당장에 등록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시 주석의 지도이념은 ‘치국이정(治國理政)’이다. 치국이정을 중국의 구글인 바이두에 검색해 봤다. ‘치국이정의 기본은 법치다. 법치는 법률에 의거, 국가를 다스리는 것이며, 인치와 반대된다’고 정의돼 있다. 

핵심은 ‘법률에 의거, 국가를 다스린다(根據法律 治理國家)’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법치 사회주의라는 의미다.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에 과연 사상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까?

시진핑 주석의 지도이념인 치국이정은 이미 책으로도 나와 있다.  서점에 진열된  시 주석의 책 '시진핑 치국이정을 말하다' - SCMP 갈무리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인정을 받는 논리다. 특히 마오쩌둥 사상은 ‘마오이즘(Maoism)’이라는 단어가 영어사전에 등재돼 있을 정도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동양인의 이름에 ‘~ism’이 붙은 것은 많지 않다.

마오이즘의 요체는 간단하다. 혁명의 주체가 도시 노동자가 아니라 농촌 농민이라는 것이다. 레닌은 혁명의 주체를 노동자라고 했지만 마오는 혁명의 주체를 농민으로 규정했다. 당시 중국은 농업 국가였다. 국민의 90% 이상이 농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이 혁명의 주체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마오의 이 같은 생각은 제3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제3세계 모든 국가들이 산업화가 되지 않아 농민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제3세계 국가들이 레닌이즘이 아니라 마오이즘을 채택, 공산혁명에 나섰다. 

21세기 초반까지 네팔의 마오이스트들이 히말라야 산맥을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벌었으며, 현재 인도 공산당의 지도이념도 마오이즘이다. 공산권이 붕괴함에 따라 이젠 한물간 논리가 됐지만 한때 마오쩌둥 사상은 제3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마오이즘’이란 단어가 영어사전에까지 등재된 것이다.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네팔의 마오이스트들 - 구글 갈무리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론도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회주의 국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덩샤오핑의 이론도 간단하다. 정치는 사회주의, 경제는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구하자 전세계 모든 사회주의 국가들이 중국을 따라했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베트남의 도이모이, 심지어 북한의 김정은도 최근 개혁개방을 흉내 내고 있다. 개혁개방은 무너져 가는 사회주의 국가에 한줄기 빛과도 같은 복음이었다. 

그런데 덩샤오핑의 논리에는 사상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이론이라는 단어를 쓴다. 이미 있었던 논리이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한국식으로 말하면 개발독재다. 개발독재는 독재를 유지한 채 경제개발에 힘쓴다는 것이다. 공산당이 독재를 유지한 채 경제개발에 전념한다는 개혁개방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이에 따라 덩샤오핑의 논리에는 사상 대신 이론이란 단어를 쓴다.

고백건대 기자는 치국이정이란 개념을 잘 모르겠다. 더욱 문제는 전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찮은 기자 하나도 설득하지 못하는 논리 체계에 과연 사상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을까?

기자의 염려를 알고 있는지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등록될 것 같지는 않다. 중화권의 대표적인 영자지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시 주석의 지도이념이 당장에 삽입이 되지만 '시진핑'이란 이름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18일 열리는 제19차 당대회 직전 마지막 중앙 정치국회의를 열고 당장 수정안과 19대에 제출할 보고서를 검토했다.

이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당의 19대 보고가 확립한 중대 이론 관점과 중대 전략 사상을 당장에 기재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시진핑 사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진핑 사상’ 대신 '당 중앙이 제출한 치국이정의 신이념·신사상·신전략'이라는 문구가 당장에 들어갈 전망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 등 원로 세력의 반발에 부딪쳐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명문화하는데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시 주석의 지도이념이 당장에는 반영되지만 그의 이름은 안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의 지도이념이 어떤 형태로 당장에 반영되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당대회의 주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sinopark@


▶ 놓치면 후회! 최신 만화 보기 / 2017년 나의 운세 보기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