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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시바' 욕설마케팅…日 반한정서 우려에도 판매 강행

日 천연기념물 토종견 '시바' 욕설 마케팅에 활용
시바 관련 반한감정 확산…LG생건 "마케팅 지속"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2017-10-17 06:40 송고 | 2017-10-17 09:07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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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대표제품 페리오 치약에 일본 견종 시바(Shiba)와 흡사한 캐릭터를 적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 진돗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명견으로 통하는 시바견을 한국 업체들이 일본 현지 관련단체의 양해 없이 캐릭터로 만들어 영리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바'라는 발음이 한국에서는 욕설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타국의 명견이 욕설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바견과 관련 일본 현지에서는 반한(反韓) 감정이 확산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국내서 '시바 마케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시바견 韓 욕설마케팅 활용…"문제될 소지 있어"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일본 천연기념물 토종견 시바와 흡사한 캐릭터를 적용한 구강청결제품 '페리오X시로마로'로 논란을 낳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제품에 적용한 강아지 캐릭터 시로와 마로는 중소업체 '바램'의 자회사인 '시로앤마로'가 개발한 것이다. 이 캐릭터는 일본 견종 시바의 한국어 발음이 욕설과 비슷하다는 점을 활용한 듯 캐릭터와 함께 넣은 문구 말미에 '시바'라는 단어를 붙여 눈길을 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이 페리오 포장지에 적용한 디자인에도 △"이 닦고 잠이나 자라 시바" △"치약 짜지마 그냥 눌러써 시바" △"가글 가글 상쾌해 시바" 등의 문구가 담겼다.

업계는 LG생활건강이 1981년 페리오를 선보인 이래 40년에 가깝도록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 이미지에 신선함을 불어넣고자 하는 의도로 이해하고 있다. 젊은층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견종도 아닌, 타국의 명견을 욕설 마케팅에 활용해 이윤을 창출한다는 점은 업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입장을 바꿔보면 일본 업체들이 한국 진돗개를 캐릭터로 만든 뒤 현지 욕설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희화화해 돈을 버는 셈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일 국제관계 한 전문가는 "일본 입장에서 시바견을 한국에 홍보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 업체가 일본 관련 단체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영리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국의 이익보호를 중요시하는 일본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캐릭터를 개발한 시로앤마로 한 관계자는 "일본 시바견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며 "시바견 관련 일본 단체에 미리 연락을 취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바 학대하는 것 아닌가"…반한감정 '불똥' 튈라

일본 네티즌이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동영상 일부.  시바견 사진과 더불어
일본 네티즌이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동영상 일부.  시바견 사진과 더불어 "혐한(嫌韓)  시바견(柴犬)" , " 조선에는 가고 싶지 않아", "먹지 않으면 좋겠어" 등의 문구가 실렸다. 사진=유튜브 캡처.  @News1

'시바 마케팅'을 펼치는 LG생활건강이 반한감정으로 인해 일본 사업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본 현지에서 한국인에게 시바견을 분양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온라인 상에는 "일본은 10년 이상 키우던 시바가 죽으면 마음의 정리를 하고 다시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은 개를 액세서리처럼 여긴다", "일본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바를 무엇이 아쉬워 한국으로 보내 고통을 주나" 등의 글이 게재됐다.

한국의 개고기를 먹는 문화와 맞물려 "시바견을 개고기로 팔아치운다고 해도 개고기 처리장에서 발각되기란 어려울 듯", "시바를 학대하고 죽이는 건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로·마로를 개발한 국내 업체가 시바견과 흡사한 '유기견'을 모델로 캐릭터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김동환 바램 대표는 "시로앤마로는 시바견을 닮은 유기견 절미를 모티브로 '재미있고 귀엽겠다'라는 생각으로 만든 순수 국내 캐릭터"라고 전했다.

시로·마로 캐릭터를 치약에 적용해 국내에 판매하는 LG생활건강으로 인해 일본에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쌓고 있는 LG전자 등 LG그룹 다른 계열사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칫 반한정서를 자극해 논란에 휘말릴 수 있지만 LG생활건강은 '시바 마케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일본의 시바견이라는 데 의미를 두지 않고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라는 의미에서 개발 업체와 협업해 페리오 제품에 활용한 것"이라며 "시로앤마로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은 계속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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