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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대리점 길들이기 '갑질' 의혹…공정위 조사로 넘어가나

기존 대리점 인근에 신규 대리점 승인…"거래처 넘겨라" 압박
대리점주, 공정위에 신고 예정…'사업 행위 방해' 주장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10-11 06:40 송고 | 2017-10-11 09:10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국내 간장 업계 1위인 샘표식품이 '대리점 길들이기'로 갑(甲)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가능성이 커졌다.

한 샘표식품 대리점은 8년 가까이 영업하던 지역에 본사가 새 대리점을 내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공정위에 신고를 준비 중이다.

신고를 접수하면 공정위는 사업 활동 방해 위반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샘표식품의 신규 대리점 승인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다면 기존 대리점주의 거래권역을 인정해야 한다"며 "주변에 새 대리점을 낸 것은 보복출점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8년 동안 거래처 만들었는데"…거래처 손 떼라 '압박'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와 경기 김포·강화에서 샘표식품 대리점을 하는 이호렬 대리점주는 지난 4월 재계약 당시 본사로부터 영업 중단 압박을 받았다.

대리점주는 지난 2006년 인천 서구에서 영업을 시작해 2009년 본사 요구로 김포·강화 지역까지 맡아왔다. 당시 김포 지역은 개발이 되지 않아 거래처 확보에 애를 먹던 지역이었지만 본사 요구에 따라 관리했다.

7년 반 넘게 관련 지역을 맡으며 거래처를 구축했지만 본사는 도시가 확장하자 새 대리점을 승인하고 김포·강화 지역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실제 통화 내용에 따르면 샘표식품 팀장은 "사장님이(대리점주가) 김포·강화 지역을 새로운 대리점에 인수·인계하라"며 "출혈을 감당하면서 김포·강화 지역을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사장님 손해"라고 압박했다.

새 대리점은 할인 프로모션으로 빠르게 거래처를 늘려갔다. 할인 폭은 출고가의 30%, 판매가의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에서 밀린 기존 대리점은 거래처가 줄고 5개월 새 약 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기존 대리점이 영업 중인 상황에서 새 대리점을 내는 건 흔치 않은 경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리점이 있는 상태에서 굳이 새 대리점을 낸 경우는 못 봤다"고 말했다.

대리점주는 "보복출점"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거듭되는 영업중단 압박과 인근 대리점 할인정책으로 손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샘표식품 관계자는 기존 대리점의 거래처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관련 지역의 거래처 관리가 안 된 부분들이 많았다"며 "관련 지역에 대리점 운영을 하고 싶다는 지원자가 있었고 내부 검토 결과 문제가 없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 News1

◇미운털 박힌 대리점 길들이기?

일각에서는 인근에 신규 대리점을 승인한 것에 대해 샘표식품의 '대리점 길들이기'라고 지적했다.

기존 대리점은 2012년부터 본사가 다른 지역에 공급한 물품을 받아 거래처에 납품해왔다. 당시 샘표식품은 점유율이 낮은 부산과 경남 지역에 제품을 싸게 공급했다. 판매되지 않은 상품은 물류창고로 돌아왔고 기존 대리점주는 관련 물품을 받아 거래처에 넘겼다.

이때 샘표식품으로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 대리점주의 주장이다. 특히 다른 식품회사 물품까지 거래처에 납품하는 복합대리점주가 되면서 압박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합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영업 중단에 대한 본사 직원의 압박이 강해졌다"며 "이제는 기존 지역인 인천 서구까지 침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샘표식품은 대리점주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전체 대리점의 55%가 복합대리점으로 운영 중이고 대리점주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대리점 간 상호경쟁을 통해 중소마트나 소비자가 좋은 혜택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한 유통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대리점주의 눈물…공정위 조사 착수할까?

대리점주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관련 부분을 본사에 해명하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는 문제가 있으면 변호사를 선임해서 소송하란 말만 했다"며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가 없어 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본사 직원은 대리점주와 통화에서 "이의가 있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에서 다투어라"고 압박했다.

대리점주는 공정위에 관련 문제 신고를 준비 중이다.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재 공정위는 국내에서 대리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본사와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중이다. 연말까지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리점주의 신고가 들어오면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며 "대리점주가 명백히 피해를 봤다면 사업 활동 방해로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을지로위원회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리점주는 지난달 열린 가맹점·대리점 피해사례 발표를 통해 해당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대리점주는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하면서도 대리점이 을(乙)의 위치기 때문에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며 "본사의 불공정행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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