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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대회 관전포인트-3] 시자쥔의 대약진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10-12 07:30 송고 | 2017-10-12 17:35 최종수정
편집자주 중국 공산당대회 개막이 코 앞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 공산당대회 관전포인트]를 시리즈로 마련했다. 1,왕치산의 거취 2,시진핑 집권 연장 3,시자쥔의 대약진 4,시진핑 사상 5,후계 구도 및 서열 순으로 연재한다.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이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이다. 현재 정치국 상임위는 고위 간부들의 자제로 구성된 태자당(시진핑이 좌장),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으로 구성된 공청단파(후진타오가 좌장), 상하이 출신이 중심이 된 상하이방(장쩌민이 좌장)으로 구성돼 있다. 태자당이 3명, 공청단파가 2명, 상하이방이 2명이다.
이 구성은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의 합작품이다. 당시 상임위를 구성할 때 시진핑(習近平)은 실권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이 거의 전권을 쥐고 상임위를 구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태자당은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자쥔은 시씨 집안의 가병이라는 뜻이다. 즉 시 주석이 언제든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군사들이라는 말이다. 여러 요직을 거친 시 주석이 각 임지에서 고르고 고른 직계 부하들이다.

◇ 마오쩌둥의 손자가 당대회에 초대받지 못한 이유 : 권력의 중심축이 태자당에서 시자쥔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을 상징하는 사건이 바로 공산 중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의 유일한 친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 장군이 이번 당대회에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이다.

마오신위 장군 - SCMP 갈무리
마오신위 장군 - SCMP 갈무리

당대회에는 당군정 요직에 있는 2300여명이 참석해 25명의 정치국 위원, 7명의 정치국 상임위원을 선출한다. 그런데 마오쩌둥의 유일한 친손자가 당 대회의 초청장도 받지 못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다른 태자당 출신 군 간부들도 대부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이는 시주석이 더 이상 태자당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자신이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시자쥔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의미다.

◇ 시중쉰과 마오쩌둥의 각별한 인연 : 특히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과 마오쩌둥의 각별한 인연을 생각하면 마오신위 장군의 탈락은 의외다. 

대장정 말기 마오쩌둥은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오가 환호작약하는 일이 생겼다. 대장정의 종착역인 산시성에 홍군이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산시성의 홍군은 중공 중앙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자생 조직이었다. 바로 이 산시성 공산당 주석이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이었다. 마오는 홍군을 이끌고 시중쉰이 건설해 놓은 근거지인 옌안에 편안하게 입성할 수 있었다. 

마오는 시중쉰을 “제갈량보다 지략이 뛰어나다”고 치켜세울 정도로 높이 평가했다. 산시성은 서북쪽 변경 지방이기 때문에 이민족이 많았다. 시중쉰은 이민족의 추장을 열 번 잡았다 열 번 놓아준 끝에 공산당에 협조하도록 만들었다. 

마오는 이를 두고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 일곱 번 놓아준(七縱七擒) 제갈량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한 것이다. 이후 시중쉰은 공산당 서북 지역을 책임지는 ‘서북왕’으로 발탁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이런 각별한 인연에도 마오쩌둥의 친손자를 정치국 위원도 아닌 정치국 위원을 선출하는 자리에조차 초대하지 않은 것은 시 주석이 더 이상 태자당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은 인사에 대해 거의 전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왕치산(王岐山) 당 기율위 서기의 활약으로 정적들을  제거해 ‘시진핑 1인 천하’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 물갈이 대상은 모두 11명 : 이번 당대회에서 ‘7상8하’의 원칙에 따라 자리를 떠나야 할 인물은 정치국 상임위원 7명 중 5명, 정치국 위원은 25명 중 6명이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에 들어갈 유력한 시자쥔은 리잔슈(栗戰書, 67) 중앙판공처 주임이다. 그는 시 주석의 비서실장에 해당한다. 그는 시 주석의 대내외 일상 업무를 모두 조율한다. 리 주임은 30대부터 시 주석과 함께 했다. 

리잔슈 중앙판공처 주임 - SCMP 갈무리
리잔슈 중앙판공처 주임 - SCMP 갈무리

그는 중앙판공처 주임을 맡기 전에 헤이룽장성 성장, 구이저우성 당서기 등을 지냈다. 그는 현재 정치국 위원이며, 이번에 상임위원으로 발탁될 것이 확실시된다.

리잔슈는 시진핑 주석의 심복인 왕치산 중앙당 기율위 서기에 이어 시자쥔의 서열 2위다. 왕치산은 시리즈 1편에서 언급한대로 상임위에 남을 수도, 떠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상임위를 떠나더라도 시 주석은 그에게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자쥔의 1인자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천민얼(陳敏爾,56)이다. 그는 지난 7월 15일 충칭시 당서기로 전격 임명됐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당서기가 부패혐의로 낙마하자 그를 대신해 중국에서 가장 큰 직할시인 충칭시 당서기로 발탁된 것이다.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 SCMP 갈무리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 SCMP 갈무리

그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로 근무할 당시, 선전 업무를 맡았다. 그 때 시 주석의 눈에 들어 지금까지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천민얼이 이번 당대회에서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에 진입하는 것을 물론,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시자쥔이 상임위 절대 과반수 차지할 수도 : 만약 왕치산까지 상임위에 입성한다면 시진핑, 왕치산, 리잔슈, 천민얼까지 모두 4명의 시자쥔이 상임위에 진입한다는 얘기다. 상임위 7명 중 4명이 시자쥔이 되는 셈이다. 절대 과반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공산당 역사상 한 계파가 상임위의 절대 과반수를 차지한 적은 없었다.

이에 비해 공청단파는 눈에 띄게 세력이 약화됐다. 시 주석이 직접 나서 공청단파를 대중과 유리된 ‘정치 귀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시자쥔은 지방의 말단부터 시작해 중앙의 요직까지 올라온 인물이 대부분이다. 시 주석도 그랬다. 그러나 공청단파는 후진타오 시절 가장 잘나가는 인맥이었기 때문에 중앙 요직에 바로 발탁돼 지방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런 연유로 공청단파를 정치 귀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쑨정차이가 대표적인 공청단 인맥이다. 쑨정차이가 낙마함에 따라 현재 공청단파의 대표적 인물은 후춘화(胡春華, 54) 광둥성 당서기와 왕양(汪洋, 62) 부총리다.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 - SCMP 갈무리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 - SCMP 갈무리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는 광둥성 당서기에 임명되기 전 티베트, 허베이, 내몽고 지역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06년 공산주의청년단 제1서기로 발탁됐다. 그리고 2012년 25명으로 구성된 중앙 정치국 위원에 선임됐다.

후춘화는 ‘작은 후진타오’라고 불릴 정도로 후진타오 전 주석의 신임을 받았다. 한때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언급됐으나 시진핑 주석이 취임한 이후 은인자중하고 있다. 

왕양 부총리는 현재 경제 담당 부총리다. 그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광둥성 당서기를 역임했다. 후춘화의 전임자인 것이다. 이후 경제담당 부총리를 맡으며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왕양 부총리 - SCMP 갈무리
왕양 부총리 - SCMP 갈무리

현재 정치국 위원인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상임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며, 일각에서는 그가 리커창 총리를 대신해서 총리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상하이방이다. 상하이방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유일하게 상임위에 입성할 인물로 거론되는 간부가 한쩡(韓正, 63) 상하이 당서기다. 

한쩡 상하이 당서기 - SCMP 갈무리
한쩡 상하이 당서기 - SCMP 갈무리

한쩡은 상하이 시장을 거친 뒤 현재 상하이 당서기를 맡고 있다. 대표적인 상하이방이다. 그는 대표적인 상하이방이지만 시진핑 주석과 개인적 인연을 가지고 있다. 시 주석은 2007년 상하이 당서기를 지낸 적이 있었다. 이 때 한쩡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 제한에 걸리지 않아 자동으로 상임위에 잔류하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하고 현재 상임위에 진출할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모두 6명이다. 남은 상임위 좌석은 5석뿐이다. 결국 위에서 거론된 1명은 낙마해야 하는 것이다.

왕치산이 빠지면 가장 간단하다. 그러나 아직도 왕치산의 거취는 아무도 모른다. 이에 따라 나오는 전망이 한쩡이 제외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한쩡을 제외하면 상하이방은 전멸이다. 아무리 시 주석이 전권을 휘두른다고 해도 소수파를 배려해 한 자리 정도는 안배하는 것이 그동안 중국 공산당의 관례였다.

결국 왕치산을 꼭 집어넣는다면 공청단인 후춘화와 왕양 중 하나가 빠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번 당대회에서 시자쥔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임위에서 절대 과반수를 차지할 지를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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