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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법 진단①〕“공공도 민간”…도로 세월호 이전으로 회귀?

정부 “행정사무 위탁 체계 정립·관리 강화 등 위해 입법”
전문가 “민간·공공 구분 안 해 위법한 위탁 합법화 초래”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2017-10-05 07:00 송고
편집자주 정부 행정사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률’(안)이 행정안전부 발의로 국회에 상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 마련이 진일보 한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법안이 상당한 법적 오류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뉴스1은 지난해 기획 보도한 ‘공공위탁 대해부’ 시리즈를 통해 공공위탁의 문제점을 짚어본데 이어 이 ‘민간위탁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짚어본다.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뉴스1DB© News1

행정안전부는 행정사무 민간위탁제도의 무분별한 운영을 방지하고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민간위탁을 관리하기 위해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행정자치부에 민간위탁심의위원회, 행정기관에 민간위탁운영위원회를 각각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또 특별한 경우 외에는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하는 수탁기관 선정 방법, 수탁기관의 변경 규정 등도 담았다.

민간위탁의 운영과 관리에 관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해 무분별한 위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법안이 민간기관과 공공기관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민간기관의 범주에 쓸어 담아 넣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 권리 등과 관련된 공적 영역의 사무 위탁마저 민간에게 넘겨주고 위법한 자치단체 조례 등을 합법화 시키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방자치법규연구소 최인혜 박사 등 전문가들은 “공적 사무가 민간에 넘어가면서 발생한 대표적인 참사가 세월호 사고였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당시 해운법 제22조 제2항 등은 ‘내항여객운송사업자는 한국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관리자로부터 안전 운항에 관한 지도감독 및 선박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한국해운조합은 선박업자들의 이익단체인데 정부는 이 단체에 운항관리자에 대한 인력, 예산, 업무추진 감독권을 부여한 것이다.

운항관리자로부터 여객선 안전운항 지도감독을 받는 내항여객운송사업자가 한국해운조합의 임원, 대의원 등의 자격으로 오히려 운항관리자에 대한 감독권을 갖는 모순된 구조가 형성됐다.

때문에 세월호 참사 직후 감사원 등의 감사가 잇따랐고 해양수산부는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에 관련 업무를 전담하도록 법령을 정비했다.

정부조직법과 행정권한의 위임·위탁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은 ‘국민의 권리 등과 직접 관계가 없는 조사, 검사, 검정, 단순 관리업무는 민간위탁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박의 안전을 확보해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선박 운행의 검사와 지도감독 업무는 원초적으로 국가사무이다. 그런데 이게 민간에 넘어가면서 관리가 부실해졌고 결국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다.
행정안전부(뉴스1DB)© News1

행안부 관계자는 “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 등을 규정한 정부조직법은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 등은 모두 민간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정부 출자·출연기관 등도 민간기관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법안에서 민간과 공공을 구분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무위탁의 또 다른 근거법인 지방자치법은 공공위탁과 민간위탁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방자치법은 국민의 권리 등과 관련된 공적 사무는 공공기관(법 제104조 2항 및 제151조), 그 외 사무는 민간(법 제104조 3항)에게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행안부 법안은 지방자치법을 들여다 보지 않고 정부조직법만을 근거로 입안된 반쪽짜리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최인혜 박사는 “입법 미비라 할 수 있는데도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을 민간기관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고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은 엄연히 법적지위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회창 한국지방정부연구원 원장(일본 이바라키대 연구교수)는 “민간위탁법은 잘못된 위탁으로 빚어졌던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차원에서 제정하려는 법”이라며 “그런데 민간과 공공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세월호 사고 이전에 행해졌던 잘못된 위탁을 합법화 시켜주는 역설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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