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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자위권' 발언의 결과는…맞대응, 도발, 책임전가

노동당 창건일 전후로 공격적 대응 이어갈 듯
진정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한 '엄포용'이라는 분석도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7-09-26 14:49 송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앞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앞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일정을 마친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전포고'에 대한 자위적 대응 권리를 주장했다. 미국이 지난 23일 미군의 B-1B'랜서'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북한 동해 쪽 국제 공역에서 군사행동을 전개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둔 북한이 무력도발 등으로 미국과 강대강 대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북미관계의 국면전환 가능성을 예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리용호는 이날 예정에 없던 성명을 내고 "유엔 회원국은 자위권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을 넘지 않아도 격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B-1B 비행을 김정은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리용호의 발언을 단순히 미국의 움직임에 따른 대응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북한은 그동안 예고된 도발을 모두 실행해 온 만큼 리용호의 발언 이후 한반도를 더욱 긴장 국면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노동당 창건일을 기다리고 있는 북한은 다음달 10일을 전후로 강도 높은 추가 도발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화성-13형', 신형 잠수함발사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북극성-3형' 등 도발에 이용할 카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 간 치킨게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강한 군사적 대응으로 맞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리용호가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앞으로 자신들의 할 행동을 예고했다"며 "리용호가 '자위권 권리'를 주장한 것은 북한의 군사적 대응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려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도 "북미 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반응을 보며 도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다"고 추측했다.

반면 리용호의 성명이 강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자위권 권리'를 주장한 것이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상당히 정제된 방어용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핵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할 말은 하겠다'는 일종의 엄포용 발언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맞대응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보면서 이제 진정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한 태도라는 분석도 있다.

정일영 한반도평화포럼 연구원은 "리용호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B-1B 비행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말은 없고 방어권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발을 준비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양국 모두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키자는 의미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양국의 말폭탄의 수위가 극에 달한 만큼 중국이 '해결사' 역할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로 인해 10월 하순 이후로는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ggod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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