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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하단동 오피스텔 기우뚱 …"인근 건물들도 비슷한 현상"

주변 차량·주민들 자유 왕래 '안전 불감증'
최인호 의원 "3개월간 공사 중단 증언 확보"

(부산ㆍ경남=뉴스1) 박기범 기자 | 2017-09-25 18:46 송고 | 2017-09-26 08:57 최종수정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이 45㎝가량 기울어진 상태로 위태롭게 서 있다. 2017.9.25/뉴스1 © News1 박기범 기자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이 45㎝가량 기울어진 상태로 위태롭게 서 있다. 오피스텔은 한눈에 보기에도 기울어짐이 확연히 느껴졌다. 흡사 이탈리아 관광 명소 '피사의 사탑'을 닮은 모습이었다.

오피스텔이 기울어지자 입주민들은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건물주는 안전진단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건물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구청은 보강공사 후 다시 한 번 안전진단에 나서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은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건물 철거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부산 '피사의 사탑' 별명…지난해 10월 이미 문제 발견

D오피스텔은 지난해 11월 준공을 마치고 올 2월 사용승인이 난 신축건물이다. 16세대가 거주할 수 있으며 기울어짐이 발견되기 전까지 16세대가 모두 입주해 거주하고 있었다.
건물의 문제는 입주 초기부터 발견됐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구)에 따르면 입주 초기부터 바닥에 있던 물건이 스스로 굴러다니고 창문이 닫히지 않거나, 저절로 닫히는 등 문제가 발견됐다.

시공사측은 준공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이미 건물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지난해 10월 엘리베이터 공사과정에서 기울기 문제가 발생,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는 증언이 확보됐다"며 "시공사, 감리사의 안일한 문제의식과 행정당국인 사하구청의 무관심이 이번 문제를 야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현재 건물 기울기가 '최고 1/31~최저 1/126'이라고 주장했다. 분모의 숫자가 작을수록 건물의 기울어짐은 심한 상태다.

이는 건축물의 기울기가 1/150을 초과하면 부여받는 시설물 안전등급 'E등급' 보다 심각한 것으로, E등급 구조물은 긴급 보강 및 사용금지, 혹은 건축물의 철거까지 가능한 불량 상태를 의미한다.

최 의원은 "정밀 안전진단을 한 후 오피스텔이 철거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나아가 건축주, 감리, 시공업자 등을 대상으로 불법공사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D오피스텔은 지난 21일 안전진단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하구는 보강공사가 완료된 후 다시 한 번 안전진단검사를 시행,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사하구, 안일한 행정"…질타 이어져

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은 행정 당국인 사하구청이 지역 민원들을 무시하고, 문제 발생 이후 안일하게 대처했다며 질타했다.

25일 D오피스텔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최 의원은 사하구 행정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8일 사하구 새올민원접수(인터넷 민원접수)를 통해 기울어짐 민원이 접수되면서 구청이 이를 인지했지만 19일이 돼서야 담당자가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초로 문제를 인지한 후 사하구가 22일 주민 긴급대피명령이 내리기 전까지 5일이나 걸렸다"고 늦장 행정을 꼬집었다.

최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D오피스텔 주변에는 차량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바로 뒤 신축건물 공사현장에 많은 인부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 의원은 이를 두고 "여전히 사하구청의 안전의식이 미흡하다"며 "안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주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D오피스텔 주변 5~6개 오피스텔에서도 기울어짐이 발견되고 있다"며 "사하구는 전반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은 "언론 보도 이후에도 주민들이 오피스텔을 드나드는 등 안전관리가 허술했다"며 "구청이 안전불감증에 걸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사하구 관계자는 "사고 이후 현장에 꾸준히 상주하며 안전관리를 진행해왔다"며 "입주민들이 생활하던 공간으로, 이삿짐을 추가로 옮길 때 구청 직원이 상주해 있었다.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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