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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명암]"일손 부족탓"…대기업 백화점 본사 사무직원도 직접 제품 배송

배송차량 부족 시 개인차량 동원…2~3일에 한 번씩 귀가하기도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7-09-26 06:20 송고 | 2017-09-26 11:25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요즘 우리 백화점 직원들 중 제시간에 퇴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주문은 밀려드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많은 직원들이 야근을 할 수밖에 없죠."

"그래도 우리는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신선식품 쪽 담당직원들은 '쪽잠' 자가며 이틀에 한 번꼴로 집에 들어가고 있어요. 직접 산지에 다녀야 하는 바이어들은 말할 것도 없어요."

국내 유통가(街)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각 백화점 및 대형마트 본사 직원(사무직)들이 직접 고객의 가정으로 배송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력이 부족한 영향이다. 이들은 정해진 기간 안에 제품을 배송하기 위해 고단함을 하소연하며 새벽까지 남아서 야근을 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백화점 일반 사무직 직원들 중 상당수는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직접 고객의 집까지 선물세트를 배송하고 있다. 차량이 부족할 경우 개인차량을 동원하기도 한다.

A백화점의 경우 직접 배송업무에 동원되지 않은 직원들 중 일부를 일선 매장에 파견하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대에 서서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매대에 제품을 진열하거나 창고에서 매장으로 제품을 옮기는 일 등에 동원된다.

평소보다 과도한 업무가 집중되지만 매년 반복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대부분의 직원들은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명절을 앞두고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B백화점 소속 신선식품 담당 직원들은 사무직을 포함해서 전원 교대조 형태로 새벽까지 근무한다. 특히 제품을 직접 선별하고 구입하는 바이어들은 귀가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물세트의 90%를 차지하는 축산·농산·수산물 담당 직원들의 상황이 가장 심각한데 수산물의 경우 냉동이 많아 덜하지만 축산물과 농산물 담당 바이어들은 정말 집에 못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축산·농산·수산물 중 대부분은 당일날 수요를 예측해서 발주를 넣는데 이를 위해 각 지방 현장에 찾아가서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물량을 확인하고 배송차량에 실은 뒤 서울 및 경기도에 위치한 신선식품센터로 이동한다.

이후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제품을 포장해서 각 매장으로 배송하거나 직접 배달한다.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 오후 6시쯤에는 다음날 판매할 물량을 발주하기 위해 과정을 반복한다.

기존에는 교대로 이뤄지는 업무지만 최근같은 명절 직전에는 교대 인력이 부족해 2~3일 동안 반복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배송 중 차량에서 자거나 물량을 적재하는 사이에 작업장 한켠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작업에 뛰어든다는 설명이다.

본사 측도 열악한 상황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A백화점 본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백화점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근수당을 누락되는 경우 없이 지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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