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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명암]"젊은사람 백화점·마트로…"시장 상인들 한숨만

국내최대 남대문시장, 손님으로 붐벼도 '아이쇼핑'뿐
올추석 황금연휴 앞두고 "갈수록 장사 안돼 걱정 태산"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9-26 06:20 송고 | 2017-09-26 09:18 최종수정
추석황금연휴를 일주일 앞둔 25일 중구 남대문시장 식료품 구역모습© News1 김민석 기자
추석황금연휴를 일주일 앞둔 25일 중구 남대문시장 식료품 구역모습© News1 김민석 기자

#1. 대형마트에서는 아무래도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볼 수 있으니까 젊은사람들이 다 그리로 가면서 시장 손님은 점점 줄고 있죠. 명절 특수는 옛말입니다. 갈수록 매출이 떨어지는데 올추석은 지난 추석보다 30% 또 떨어졌습니다.(남대문시장 정육점 주인 이모씨(52))

#2. 휴가가 길어지니까 사람들이 (차례를) 간단하게 지내거나 지내지 않기로 하고 외국으로 나가버려서 장사가 더 안되고 있어요. 차례를 지내야 생선을 사 가는데. 그리고 여긴 70대, 60대 어르신만 오고 젊은 사람들은 거의 오질 않아요.(남대문시장 생선 상인 김모씨(61))
장장 10일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전통시장 분위기는 명절 대목과는 거리가 멀었다. 25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 표정은 어두웠다. 시장은 꽤 붐볐지만 사람들은 '아이쇼핑'만 할 뿐 구매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명절 특수는 옛말이 된 지 오래"라며 "시장의 주 고객층인 어르신들의 발길마저 뜸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류가게 상인 박모(50)씨는 "지난 추석도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는데 올 추석은 거기서 30% 더 떨어졌다"며 "친구들도 하나둘 문을 닫고 떠났는데 저도 참 힘든 처지"라고 말했다.
'평일 오전에 붐비는 편 아니냐'고 질문하자 박씨는 "서울로(7017)가 만들어진 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다들 구경만 하고 간다"며 "진상 손님도 그만큼 늘어서 장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의류·잡화·생필품 등 각 가게에서 물건을 살펴볼 뿐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수산물점도 마찬가지였다. 생선 상인은 인터뷰 도중 "언니 그거 다 해서 4만원에 하나 끼워줄게"라고 외쳤지만 중년 여성은 휙 돌아서 가버렸다.

추석 황금연휴를 일주일 앞둔 25일 중구 남대문시장 신발·잡화 코너 모습©News1 김민석 기자
추석 황금연휴를 일주일 앞둔 25일 중구 남대문시장 신발·잡화 코너 모습©News1 김민석 기자

신발가게 진열대를 살펴보던 한 소비자도 '이건 얼마예요?'라고 상인에게 물었지만 사진 않았다. 신발 상인은 "전체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져서 그런 것인지 아이쇼핑만 한다"며 "가격·품질 모두 마음에 들어야 사려고 해서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남대문시장에서 떡 가게는 명절 특수를 누렸다. 손님들의 주문이 이어지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떡 상인은 "떡은 명절이면 꾸준하다”며 "멀리 가는 분들이 미리 사두기도 하는데 수요일부터 진짜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21일 19지역 18개 전통시장 성수품 가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구매비용은 2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다.

반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선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주 8일 추석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 매출이 전년대비 81.3% 증가하고 현대백화점에서도 나흘간(15~18일) 본 행사 매출이 78.6%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 8월9일~9월20일(전년 7월21일~9월1일) 추석 예약판매율을 집계한 결과  51.3% 증가했다. 조기판매 및 본판매(9월7~9월24일)도 전년(8월19일~9월5일) 대비 12.2% 증가했다.

이마트도 8월14일부터 9월24일까지 선물세트 사전예약·본행사 전체 매출실적이 전년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축산 선물세트가 51.6% 증가율로 가장 높았고 수산 25.9% 통조림 17.2% 생활 16% 과일 14.6% 순으로 증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트렌드가 이동하기 편한 곳에서 한 번에 많이 사는 방향으로 이동한 만큼 백화점·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강화한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건 아닐 것"이라며 "대결 프레임이 아닌 소비자에게 얼마나 효용을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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